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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처벌

“그래, 그런 사람은 갈기갈기 찢어 죽여도 시원찮아. 이 일은 너희들한테 맡길게.”

최씨 가문과 부씨 가문이 무언중에 협의를 달성하는 순간, 구완선의 최후는 이미 정해졌다.

며칠 뒤.

완선은 손발이 꽁꽁 묶인 채 음습한 방 안에 갇혀 있다. 눈은 검은 천으로 가려져 있어 아무것도 볼 수 없었고, 입에는 냄새 나는 양말이 물려 있어 알아들을 수도 없는 소리만 낼 뿐이었다. 그 소리는 마치 방 안에 들어온 사람에게 애원하는 듯했다.

하연은 방 안에 서서 처참한 몰골의 완선을 내려다보더니 끝내 입을 열었다.

“나야, 최하연.”

말소리가 들리자 마구 버둥대던 완선은 동작을 멈췄다.

이윽고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눈을 가린 검은 천 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하연이 손을 뻗어 그 천을 풀어주자 공포로 가득한 완선의 두 눈이 드러났다. 심지어 몸을 끊임없이 떨고 있었다.

하연은 완선의 모습에 헛웃음이 났다.

“왜? 무서워? 애초에 방화할 때는 이럴 거라는 거 생각 못 했나 봐?”

완선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공포에 젖은 두 눈에는 눈물이 맺혀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하연이 자비 없는 태도로 완선의 입을 막고 있던 양말을 빼내자 완선은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했다.

“최하연, 내가 잘못했어. 이렇게 빌게, 제발 한 번만 봐줘.”

하연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하지만 그 웃음에는 온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봐 달라고? 너는 나 봐준 적 있어?”

그때 완선은 분명 하연의 목숨을 노렸다.

그날 만약 구조가 조금만 늦었더라면 모든 사람이 불길 속에서 목숨을 잃었을 거다.

‘그런데 봐달라고? 꿈도 야무져.’

“최하연, 나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너무 화나서 그랬어, 너무 화나서 너한테 겁만 주려고 한 거였어. 다른 의도는 정말 없었어. 나 풀어줘, 응? 나 더 이상 여기 있기 싫어. 못 있겠어.”

완선이 이곳에 있는 동안 얼마나 많은 바퀴벌레와 쥐가 지나다녔는지 모른다. 심지어 더러운 썩은 냄새가 코를 자극해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다.

며칠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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