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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최 사장님이 없어졌어요

하연은 입가에 냉소를 지으며 눈으로 한기를 내뿜었다.

“일개 비서가 이렇게 기고만장해서야. HY 그룹의 성의를 좀처럼 보기 힘드네요. 하지만 충고 하나 하자면 본인이 한 일에 대한 뒷감당은 본인이 져야 해요.”

이윽고 말을 마치자마자 뒤돌아 떠났다.

하지만 지아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그도 그럴 게, 하연이 그저 저한테 겁을 주려고 그런 말을 내뱉았다고 생각했으니까.

오랜 직장생활을 하며 안 보고 안 겪은 일이 없다고 자부하는 지아는 하연을 그저 힘없고 권력 없는 일개 나부랭이로 취급했다.

하연은 HY 건물에서 나온 뒤 곧장 차에 올라타 핸드폰을 꺼내 들고 게임을 시작했다.

그 시각, 회의실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테이블 앞에 앉아 미간을 구긴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상혁 때문에 회의실 안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상혁이 이러는 이유를 알 리 없는 HY 대표 주자철은 이마 위에 송골송골 맺힌 식은땀을 닦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부 대표님, 혹시 무슨 문제가 있나요?”

상혁은 대답 대신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벌써 20분이나 흘렀는데 하연은 왜 안 오는 거지?’

그때 태훈이 심각한 얼굴로 다가와 나지막하게 보고했다.

“부 대표님, 최 사장님이 없어졌어요.”

그 말을 들은 순간 상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전화를 하며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회사 사람들은 서로의 눈치만 살폈다.

그때 안나가 다급히 따라나섰다.

“부 대표님, 회의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어디 가시나요?”

상혁은 안나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성큼성큼 제 갈 길을 걸었다.

한 번도 이렇게 소란을 피운 적이 없고 더욱이 제 전화를 끊은 적 없던 하연의 이상한 반응에 상혁의 미간은 팍 구겨졌다.

‘오늘 대체 왜 이러지?’

“혹시 최 사장님 봤어요?”

상혁의 물음에 안나는 그제야 방금 전 지아를 시켜 하연을 막으라고 했던 게 떠올랐다. 하지만 상혁이 이렇게까지 하연의 일에 예민할 줄은 생각도 못 해 괜히 마음이 찔렸다.

“저도 부 대표님과 함께 올라왔는데 어떻게 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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