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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감히 날 건드려?

하연이 미소를 지으며 하성을 흘겨보았다.

“아무것도 아니야. 우리, 아무 말도 안 했어.”

“내 험담을 하는 거라면, 나한테 들키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가흔이 경고했다.

수다쟁이 하성이 입을 꾹 다물었다.

“바람을 좀 쐬고 올게.”

하성은 가흔 앞에서 다시 시크해졌다.

밖으로 나가기 위해 병실의 문을 연 하성이 문밖에 서있던 서준과 마주쳤다.

웃음기가 사라진 하성의 얼굴에는 차가운 긴장만이 맴돌았다. 하성이 병실의 입구를 막아선 채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가 어디라고 와?”

서준의 비서가 하성에게 과일 바구니를 건네자, 하성이 입을 열었다.

“하연 씨한테 전해주세요.”

“당장 꺼지지 못해?!”

하성이 손을 내저었다.

“우리 하연이는 네 까짓 게 주는 하찮은 물건 따윈 필요하지 않아.”

“하연 씨, 깨어났습니까?”

서준은 하성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했다.

‘이런 겉치레뿐인 남자는 우리 하연이와 어울리지 않아.’

‘반대로 상혁이는...’

서준이 위기의 낌새를 알아차렸다.

“깨어났어요. 아주 잘된 일이죠. 충분한 대답이 된 것 같으니, 이제 그만 돌아가 주세요.”

하성의 뒤에 있던 가흔이 말했다. 가흔은 하성과 함께 병실의 입구를 막고 섰다.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말을 마친 서준이 발길을 돌렸다.

화가 난 하성이 서준의 뒷모습을 향해 소리쳤다.

“하연이를 돌보는 건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야! 네 까짓 게 감히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라고! 찌질한 새X 같으니라고!”

가흔이 하성을 잡아당겼다.

“소리 낮추세요. 하연이, 안정이 필요해요.”

하성이 나지막이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래, 네 말이 맞아.”

눈이 마주친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다. 두 사람은 더 이상 말을 이어나가지 않았다.

저녁 무렵.

하연을 만나기 위해 병실을 방문한 조진숙이 하연에게 종이봉투를 건넸다.

“상혁이가 너에게 전하라고 하더구나.”

하연이 조진숙이 건넨 봉투를 열어보았다. 봉투의 안에는 민혜경이 누군가에게 검은 돈을 건네는 사진이 들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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