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5화

지유는 당시 어떻게 해서든 자신을 구해준 그 남자애를 만나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 다짐이 그녀를 서서히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게 도와주었다.

반년을 휴학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간 지유는 그 남자애를 찾기 위해 여념이 없었다.

그러다 드디어 그 남자애의 이름이 무엇인지 지금 어느 학교에 다니고 있는지를 알아냈다.

남자애의 이름은 여이현으로 현재 이 지역에서 이름있는 명문고를 다니고 있었다.

사고 당시 들었던 ‘변우석’이 아닌 ‘여이현’이라는 이름에 그녀는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지만 정황상 그가 분명했다.

그녀는 어쩌면 친구들끼리 부르는 다른 이름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지유는 그를 목표 삼아 열심히 공부해 드디어 그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생각보다 소극적이었고 그저 뒤에서 그를 몰래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현은 운동도 잘했고 성적도 항상 상위권이었으며 더군다나 집안도 무척이나 좋았다.

이 모든 것들이 그녀에게는 그와 닿을 수 없는 하나하나의 두꺼운 벽과도 같았다.

어쩌다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갈 때면 혹시 자신을 알아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그날 일은 이미 잊은 것인지 이현은 매번 눈길도 주지 않고 가던 길을 지나갔다.

“지유야.”

추억 속에 젖어 멍하니 있을 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나민우가 이쪽으로 다가오며 그녀에게 손짓하고 있었다.

지유는 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민우야, 여긴 어쩐 일이야?”

“오늘 갑자기 어릴 때 생각나서 한 번 와봤어. 그나저나 네가 여기 있을 줄은 몰랐네.”

“응, 나도 오늘 예전 생각이 나서 들렸어.”

민우는 오랜만에 보는 학교를 보며 감개무량해졌다.

“어떻게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냐. 학교도 우리 때와는 많아 달라졌네.”

“그러게.”

지유는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며 마치 자신들의 과거를 보는 것 같아 미소가 절로 나왔다.

민우는 고개를 돌려 그런 지유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위로 말아 올렸다.

“너는 이곳에 영원히 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