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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문별은 이 말을 듣자 마음이 편해졌다. 수년간 함께 지낸 아람은 오랫동안 역경 속에서 희망의 빛을 주는 사람뿐만 아니다. 이제는 친구고, 가족이다. 그래서 아람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고,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이때, 문별의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을 보자 안색이 어두워지며 핸드폰을 힘껏 쥐었다.

구진은 문별의 기분이 다운된 것을 눈치채고 일부러 방을 나가 문을 닫았다. 하지만 바로 떠나지 않고 방안을 엿듣고 있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나쁘다는 걸 알지만, 왠지 모르게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클럽에서 돌아오는 내내 문별은 구진의 질문을 솔직하게 대답해 주지 않은 것 같았다. 구진은 오랫동안 검사로 일해왔고 이미 횃불 같은 눈이 있어 문별의 속마음을 한눈에 꿰뚫어 볼 수 있었다.

방 안에서 문별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가쁜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

“아버지.”

“오늘 밤, 어떻게 된 거야?”

전화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문별의 아버지인 문사훈의 목소리에는 온도도 감정도 없이 분노만 가득했다.

“무슨 일이 있어서 술자리가 일찍 끝났어요.”

문별은 나지막하게 말했다.

“일? 뭐가 중요한 일인지도 구분 못해?”

이때 한 여자의 비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상훈의 부인 표지애였다.

“허, 내가 말했잖아. 얌전히 도와주겠어? 당신 딸이 집안을 망치지 않는 것도 다행이야.”

문별은 주먹을 꽉 쥐고 얼굴이 종이처럼 창백해졌다.

사람들이 모르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심지어 아람조차도 모르고 있다. 문별은 문씨 그룹 회장님의 사생아다. 그저 문씨 가문에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문별은 열여섯 살 때 문상훈의 친구에게 강간을 당했다. 분노한 문별의 어머니는 그 남자를 수십 차례 찔러 즉사시켰다. 문씨 가문은 스캔들이 두려워 최고의 변호사를 고용해 문별의 어머니의 소송을 했다. 문별 어머니는 정신 병원에 수감되었지만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문씨 가문은 수년 동안 이 약점으로 문별을 협박했다. 현재 디자인 업계에서 자리를 잡고 있더라도 문씨 가문의 말 한마디면 여전히 돌아가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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