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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예전에 은서는 그런 곳에 별로 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선우가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의 의향 따윈 신경 쓰지 않았으니 지혜의 약속에 응했다.

클럽 노래는 귀청을 찔렀고 지혜도 한껏 만끽하며 몸을 흔들었다. 어릴 때의 일로 그녀는 늘 이런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다.

지혜는 또 은서에게 와인 한 병을 시켜주며 말했다.

“이 술은 그렇게 세지 않아.”

은서는 지혜를 끌고 앉은 뒤 조용히 물었다.

“왜 여기로 정했어?”

지혜가 걱정되었다. 어릴 때 지혜의 부모님에게 돈을 갚으라고 쫓아다니는 사람들에게 맞아 왼쪽 귀가 들리지 않았다. 비록 그 후, 은서와 은혁이 돈을 써가며 B 시 최고의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받게 했지만 결국 완치하지 못했다.

지혜는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 물결 같은 긴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면서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었다.

“언제 적 상천데 더는 아프지 않아. 살면서 매일매일 즐겁게 보내야지. 유선우든 백아현이든 다 꺼지라고 해!”

이때 20대 초반의 남자가 와서 은서에게 전화번호를 물었다.

은서가 마침 거절하려고 할 때 지혜는 새빨간 네일을 한 손톱으로 남자의 손등을 가볍게 만졌다. 그러자 남자의 얼굴은 순간 붉게 달아올랐다.

이 모습을 본 지혜는 깔깔 웃었다.

“동생 귀엽네.”

그녀는 은서의 전화번호를 남자의 핸드폰에 찍어주었다.

원래 말리려고 했지만 결국 늦어버린 은서는 남자에게 미안한 웃음을 보였다.

“미안해요, 제 친구가 취했나봐요.”

눈앞의 남자는 매우 깔끔하고 교양 있어 보였다. 그는 괜찮다고 말한 후 친구들이 있는 테이블에 돌아갔다.

은서는 이 일을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돌려 지혜를 보았다.

그녀는 지금 술을 벌컥벌컥 들이마시면서 뭐라고 말하고 있었다.

“은서야, 그거 알아? 차준호가 약혼한대. 비슷한 집안의 여잔데 저번에 패션쇼를 할 때 마주쳤거든? 엄청나게 예쁘고 도도했어. 차준호랑 잘 때도 도도한 표정을 지을 것 같다는 의심이 들 정도로 말이야. 그놈하고 깨끗이 끝내려고 했는데 내 자원을 꼭 쥐고 내어주지 않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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