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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조은서를 본 이지훈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

그는 높은 곳에서 조은서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화려한 그녀의 옷차림까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내려온 이지훈은 조은서 곁으로 걸어가 공경한 말투로 얘기했다.

“드레스 예쁘네요. 하지만 병원에서의 착장이 더 어울렸어요.”

조은서는 이제 다 큰 성인 여자였다.

이지훈의 이런 의미심장한 말. 그리고 매일 로열 호텔에 가는 이지훈.

아무리 눈치가 없는 조은서라도 눈치 챌 수 있었다. 하지만 모르는 척을 해야 했다.

이지훈은 조은서가 건드릴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서미연은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웃으면서 소개해 주었다.

“은서 씨, 여긴 우리 그이의 친척이에요. 먼 사촌 동생인데 어릴 때부터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편이라... 뭐, 자주 놀러 오긴 해요.”

조은서는 담담하게 웃으며 얘기했다.

“아는 사이에요.”

서미연은 조은서의 어깨를 두드리며 얘기했다.

“어머, 내 정신 좀 봐. 이지훈이랑 유선우 씨가 친구라는 걸 깜빡했네요. 먼저 대화 나누고 있어요. 일단 가서 글라스 가져올 테니까요. 고용인들이 자꾸만 깜빡해서.”

말을 마친 서미연은 먼저 자리를 떴다.

그러자 이지훈은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조은서를 쳐다보았다.

담배에 불을 붙인 그가 물었다.

“다시 유선우 곁으로 돌아와 사모님 소리를 듣고 싶은 거예요?”

조은서는 시선을 내리깔았다.

“그것까지 제가 일일이 보고해야 하나요?”

이지훈은 도자기처럼 매끈한 조은서의 피부를 쳐다보았다. 기다란 속눈썹이 바르르 떨리고 있었는데 예쁘고 귀여웠다.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인 그는 아무 말 하지 않고 먼저 떠났다.

그제야 조은서는 한숨을 돌렸다.

이지훈을 상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지훈의 기분이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

이때 서미연이 다시 내려왔다.

그녀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조은서는 서미연을 도와 여러 일을 해주고 오후 네 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끝나자마자 유선우가 전화를 걸어왔다.

“주차장에서 기다릴게. 드레스로 갈아입어야지.”

조은서가 망설이고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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