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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유선우는 생각에서만 그친 게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는 협소한 주방으로 들어가 뒤에서 그녀의 몸을 껴안았다. 그는 턱을 가녀린 조은서의 쇄골에 올려놓고 살짝 고개를 비틀어 그녀의 귀 뒤에 부드럽게 키스했다.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무방비 상태인 조은서는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손에 들고 있는 아직 깨끗이 다 씻지 못한 그릇을 보며 목소리를 가라앉히고 말했다.

“선우 씨, 올라와서 라면만 먹겠다면서요…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유선우는 팔을 꽉 조이고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조은서, 나랑 같이 돌아가자!”

조은서의 몸은 살짝 굳어졌다.

유선우가 명령조가 아닌 말투로 그녀에게 같이 돌아가자고 말한 건 처음이었다… 이번엔 부탁하는 듯한 말투였는데 이 작은 변화는 그녀의 마음을 시큰하게 했다.

조은서는 고개를 숙이고 말을 하지 않았다.

유선우는 그녀의 머리카락에 키스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같이 가자… 응?”

그때 갑자기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유선우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 그러니 조은서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전화나 받아요!”

유선우가 휴대폰을 확인해 보자 백아현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그는 전화를 끊고 조은서에게 설명하고 싶었다.

조은서는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설거지를 하면서 말했다.

“이제 갈 시간이 됐어요. 나한테 2천만 보내는 거 잊지 말고요!”

그녀는 무관심한 듯한 모습을 보였고 마음속에 오직 2천만 원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조금 전의 설레는 감정은 깨끗이 사라진 듯했다.

유선우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나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조금 있다가 그는 가볍게 한 마디 던졌다.

“은서야, 내가 어떻게 해도 나랑 같이 돌아가지 않을 거지?”

조은서의 등에는 거절이라고 쓰여 있는 것 같았다.

유선우 같이 오만한 사람이 어떻게 여자에게 부탁하겠는가? 그는 당장 휴대폰을 꺼내어 그녀의 계좌로 2천만 원을 송금했다. 그리고는 주방에서 나와 소파에 위에 있는 외투를 들고 떠났다…

조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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