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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조은서는 입술을 달싹이다가 말했다.

“난 어머니에 관한 일을 좀 얘기하고 싶어요.”

유선우의 말투는 더 담담해졌다.

“그래? 그럼 내 사무실로 와!”

말을 마치고 그는 전화를 끊었다. 더 상의할 여지도 없이.

늦가을의 거리에서 조은서는 온몸이 오한이 났다.

그래, 이게 바로 유선우지!

지난날, 그가 가끔 보여줬던 부드러움은 오직 그녀를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 일단 그것이 소용없단 걸 알게 되면, 그는 바로 본색을 드러낸다.

차갑고, 인정사정없다!

조은서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주저하지 않고 버스에 올라탔다.

두 번이나 갈아타 YS본사 빌딩에 도착했다.

YS그룹의 직원들은 모두 그녀를 알고 있고, 그녀가 대표님 부인이라는 것도 알 뿐만 아니라, 이 대표님 부인이 얼마나 비참한지도 똑똑히 알고 있다!

진 비서가 그녀를 데리러 내려왔다.

꼭대기 층으로 올라가자, 진 비서는 대표이사 사무실 문을 열고 그녀를 안으로 모셨다. 그녀는 그저 사무적인 표정으로 말했다.

“대표님은 지금 외출하셨습니다. 사모님, 잠시만요, 제가 커피를 타오겠습니다.”

조은서는 사무실에 혼자 서 있었다.

그녀는 그 바이올린이 마치 보물처럼 유선우의 의자 뒤에 있는 책장에 고이 모셔져 있는 것을 보고 잠시 넋을 잃어, 뒤에서 진 비서가 들어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진 비서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사모님, 백아현이 왜 사모님을 그렇게 미워하는지 아세요? 잘 모르시겠지만, 4년 전에 대표님이 한때는 백아현과 결혼할 생각을 했었어요. 대표님은 특별히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 누구랑 결혼하든 상관없었는데, 마침 그때 백아현을 만난 겁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말이죠.”

진 비서는 커피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다시 몸을 일으키며 얼굴에 웃음이 깊어졌다.

“그런데 큰 사모님이…그러니까 대표님 어머님이 백아현을 싫어했어요. 출신도 낮아 체면이 깎인다고요. 그러기 때문에 사모님이 나타나지 않았어도 백아현은 절대 대표님과 결혼을 못했을 겁니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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