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희는 그동안 건강을 많이 되찾은 것인지 얼굴이 매우 윤택해졌다.여전히 말랐지만 몸 전체에 골고루 살이 붙어 전보다 훨씬 건강해 보였고 피부도 예전의 곱고 하얀 피부로 돌아왔다.그녀는 영국식 치마 한 벌을 입었는데 몸매가 적당하여 옷 태가 살았다.조은혁은 오랫동안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마치 같은 차원이 아닌 것만 같았다.한편, 웨딩숍의 인부들은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하여 그에게 물었다.“대표님, 사모님과의 웨딩 사진은 여기에 두면 될까요?”이윽고 다시 정신을 차린 조은혁은 본능적으로 박연희를 향해 몇 걸음 다가갔다.그는 박연희의 가는 손목을 잡고는 찔리는 구석이 있는 것인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가서 다시 얘기하자.”“왜 나가요?”박연희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사치스러운 인테리어로 뒤덮인 집안을 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여기가 당신이 여자를 숨겨둔 곳이라 그래요? 그래서 못 보여주는 거예요?”조은혁이 미간을 찌푸렸다.“조은혁 씨, 돈 많은 남자들이 밖에서 여자를 찾는다는 걸 알지만 사실 저도 신경 안 써요... 하지만 진시아는 하마터면 진범이를 죽일 뻔했잖아요. 그런데 당신은 여전히 진시아를 살려둔 것도 모자라 이곳에 숨겨두고 스폰해주고 계시네요. 조은혁 씨, 당신이 그녀와 뒹굴 때 진범이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어요? 죄를 지은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아요?”박연희를 바라보고 있는 조은혁의 눈동자는 블랙홀처럼 깊고 끝이 보이지 않았다.“난 진시아와 뒹굴지 않았어.”박연희가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계단 입구에 나타난 진시아는 마른 얼굴에 세련된 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오며 연약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어머 사모님, 전 이제 살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사모님이 뭐 어떻게 하실건데요? 설마 제 마지막 소원조차도 들어주지 않을 거예요? 사람들은 사랑은 선착순이라고 하잖아요. 굳이 순서를 따지자면 제가 사모님보다 먼저잖아요... 게다가 은혁 씨는 당신에게 간도 내주었
그 순간, 조은혁은 그들이 처음 키스한 날 박연희가 온몸을 몸서리치던 그 장면을 떠올렸다.그때 그를 올려다보던 그녀의 눈에는 녹여지지 않 사랑이 가득 담겨있었다.하지만 현재, 그를 바라보는 박연희의 눈빛은 얼음장처럼 차갑기만 했다.박연희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왜 안 때려요? 당신의 보물단지를 위해 화풀이해야 하지 않겠어요?”조은혁은 다시 이성을 되찾고 막, 말을 하려고 할 때, 박연희는 다시 그 꽃병을 들고 그의 머리를 향해 세게 내리쳤다.그녀는 조금도 힘을 거두지 않았고 정말 때려죽이려는 심산으로 달려든 것이다. 조은혁이 죽으면 까짓거 감옥에 가면 그만이다. 그렇다면 김 비서는 하민희를 찾아내고 민희의 미래에 대해 잘 준비해 둘 것이다.박연희가 입가에 냉소를 머금었다.목이 잠겨서 그녀의 목소리에는 대부분 공기만 가득했다. “조은혁 씨, 저는 당신 두 남녀가 평생토록 얽매이기를 기원할게요... 꼭 검은 머리가 파 뿌리가 될 때까지 서로 사랑하세요.”머리에서 계속하여 피가 흘러내렸지만 조은혁은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박연희의 가는 손목을 한 손에 잡고 그녀를 품속으로 끌어들였다. 박연희의 눈동자를 바라보니 그 눈동자 속에는 그가 알 수 없는 낯선 무언가가 들어 있었다. 조은혁은 틀림없이 하인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인우만 아니었다면 그의 연희가 어떻게 그를 이렇게 대할 수 있겠는가.목이 메어온 조은혁은 마른기침을 연신 삼켜댔다.문득 그가 박연희를 밖으로 끌어내자 계단에서 진시아의 외침이 들려왔다.“은혁 씨!”그러나 조은혁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결국, 몸을 가누지 못하고 계단에서 넘어진 그녀는 달갑지 않은 듯 손바닥의 살을 꼬집으며 중얼거렸다.“은혁 씨를 붙잡을 수 없다는 걸 진즉 알았어. 박연희가 오자마자 정신이 팔려 날 버리고 갔잖아.”옆에 있던 고용인이 작은 목소리로 위로를 건넸다.“사모님...”그런데 그때, 진시아가 갑자기 고용인의 뺨을 한 대 내리쳤다.화가 난 진시아는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댔다.“내가
며칠 동안의 짜증이 풀렸다.그는 그녀의 몸을 귀여워하면서 허리를 굽혀 그녀와 키스를 시도했다.박연희는 크게 저항하지 않았다.그녀는 심지어 그가 두 팔을 꽉 잡고 베개에 누르는 것과 그가 신체적인 욕구 마구 쏟아내는 것을 다 받아들였다. 가끔 그가 심하게 굴면 그녀는 참을 수 없는 낮은 숨을 내쉬며 붉은색과 땀으로 얼룩진 작은 얼굴을 하얀 베개에 뒤척이기도 했다.그녀의 이런 모습이 조은혁은 매우 사랑스럽게 느껴졌다.그는 끊임없이 그녀와 관계를 했다. 그는 자신이 이렇게까지 흥분한 적이 거의 없다고 느꼈다. 심지어 그는 지금 이 순간에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좋아? 내가 너한테 이러는 게 좋아?”조은혁이 그녀의 턱을 핥고 키스하며 속삭였다.박연희의 눈동자가 몽롱해졌다. 그녀는 마치 남녀관계의 쾌락 속에 빠져 있는 것 같았으나, 그녀의 손은 베갯속을 더듬고 있었다.그녀가 칼자루를 쥐고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칼을 조은혁의 심장으로 가져갔다.조은혁은 몸이 굳었다.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숙여 자신의 가슴을 바라보았다. 그 칼은 조은혁의살 속에 단단히 박혀 있었다.선혈이 낭자했다.박연희는 개미 한마리 죽이지 못하는 사람인데, 사람을 죽이려고 하고 있었다.박연희는 얼굴이 창백했고 몸은 계속 가볍게 떨렸지만, 그녀는 손에 있는 칼을 다시 그의 살 안으로 쑤셔 넣었다.참을 수 없는 통증 속에서 조은혁은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그녀는 틀림없이 그를 극도로 미워해서, 그래서 그가 죽기를 바랐을 것이라고.박연희는 그를 오늘 확실히 죽일 생각이었겠지만, 그녀는 알지 못했다...조은혁은 입술이 하얗게 질려서 칼자루를 잡아 힘껏 뽑아냈다. 시트의 한쪽이 피로 물들여져 보기만 해도 아찔한 광경을 자아냈다. 그가 칼을 옆으로 던졌다.그는 피가 섞인 손가락으로 그녀의 뾰족한 턱을 잡고는 상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개를 숙여 그녀와 키스를 했다. 그의 목소리는 끊어질 듯 힘이 없었다."몸으로 나를 유혹해 너와 잠자리에 들도록 하고 칼로 찌르
조은혁이 일어서 앉았다.김 비서가 그런 그를 말렸다."대표님, 몸에 그렇게 큰 구멍이 생기셨는데, 누워서 더 쉬십시오.”조은혁은 그녀를 한 번 쳐다보고는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기분 좋아보이네? 가서 담배 한 갑이나 가져와.”김 비서는 처음에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조은혁이 버티자 할수 없이 밖으로 나가 밖에 있던 경호원에게 담배 한 갑을 빌려 조은혁에게 건넸다.조은혁은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앉아 담배를 한 개비를 얇은 입술에 물고 고개를 숙여 불을 붙였다.연기가 피어오르자 그는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독일 검찰에서는 뭐라고 해?”김 비서가 사실대로 보고했다.“사모님이 진술을 번복하지 않으면 정식적으로 안건을 성립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때가 되면 저희 쪽에서 협조하지 않는다고 해서 결과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조은혁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김 비서가 잠시 후 말을 이었다."대표님, 그룹 주식, 그리고 진시아 씨와의 스캔들은 어떻게 대처하죠?”조은혁은 머리를 들고 느릿느릿 담배를 빨았다.잠시 동안 그는 눈을 가늘게 뜨다가 입을 열었다. "박연희의 일이 해결되면, 다른 건 다 쉽게 해결 돼.”김 비서는 그가 존경스러울 지경이었다.이런 큰 위험에 직면했는데도 이렇게 침착하다니.하루아침에 JH그룹의 수백억이 증발했는데, 눈살 하나 찌푸리지 않고...박연희 씨는 왜 대표님의 머리를 찌르지 않은거지?조은혁은 담배 반 개비 정도가 다 탈 때쯤에 사레가 들려 몸을 돌려 담배를 끄고 말했다."검찰 쪽 사람이랑 약속 좀 잡아봐. 오늘 밤에 만나는 걸로,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누군가 병실 문을 열더니 한 경호원이 들어왔다.조은혁은 자신이 말할 때 다른 사람이 방해하는 것을 싫어한다.경호원이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조 대표님, 진시아 씨가 몸이 아프다면서 같이 있어 달라고 하십니다.”조은혁의 눈가에 노여움이 묻어나왔다.“몸이 아프면 의사를 찾으라고 해!”"내가 병을 고칠 줄 아는 것도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웃었다.“나를 피하고 있는 거야!”"그 천한 여자에게 또 정신을 뺏겼어! 나를 두고 그녀와 잠자리에 든거야... 하하하, 그렇게 경계심이 강한 사람이 여자 때문에 침대에서 칼에 찔려 죽을 뻔했다니. 듣고도 믿기지 않아!”"봐봐! 우리 집 밖에는 온통 기자들이야. 그들은 기사에서 나를 욕보였고, 나는 지금죽어도 싼 내연녀가 되었어! 하지만 그 사람은 하나도 신경 쓰지 않아.”...진시아는 점점 미쳐가고 있어고 사진들은 전부 그녀에 의해 깨졌다.그녀는 물건을 부수면서 울었다.그녀는 이제야 알게 되었다. 이런 금슬 좋은 사진을 찍어도 전혀 쓸모가 없다는 것을. 조은혁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그 천한 년밖에 없다는 것을!그렇다. 그의 마음속에는 그 천한 년밖에 없다....독일 현지의 한 구치소.취조실은 좁고 어두웠다.박연희는 영국식 치마를 입고 낡은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얼굴은 창백하고 입술은 엷은 홍조를 띠고 있었다.맞은편에 앉은 검사가 이 아름다운 여인을 바라보고 있었다.유약해 보이는 그녀는 그녀의 바람난 부자 남편을 용감하게 찔렀다.검사는 눈 앞의 여자에게 약간의 동정심이 들었다."커피? 아니면 차?”박연희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홍차요. 감사합니다."잠시 후 홍차의 향기가 취조실에 퍼졌다.박연희는 가늘고 흰 손가락으로 컵을 쥐고 있지만 마시지 않았다. 그녀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전 제 남편이 싫어요. 그는 혼전부터 진시아와 바람을 피웠어요. 그때 그들은 이미 연인이었지만 그는 나에게 구애할 때 이 사실을 숨겼어요.”"물론 진시아 말고도 제 남편은 애인이 많아요.”"결혼이 지속되는 동안 그는 끊임없이 그 애인들과 육체적 관계를 맺었어요... 처음에 저는 그를 깊이 사랑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하지만 그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자 전 그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게 되었어요. 그 사람은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남자예요!”"그의 애인이 제 아들을 납치했고 그것 때문에 제 아들이 하마터면 죽을
그녀가 옅은 파란색 죄수복으로 갈아입었기 때문이 아니었고, 화장을 안 해서는 더더욱 아니었다.그녀의 눈에는 예전의 박연희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작은 날카로움이 더해져 있기 때문이었다.조은혁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많이 달라졌네.”박연희는 그의 맞은편에 천천히 앉아서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그가 몸에 붕대를 두른 창백한 모습을 보며 그녀의 입가에 한 가닥 냉소가 나타났다."그 박연희는 샹겐에서 이미 완전히 죽었어요... 당신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고, 당신이 하인우와 전소미 씨를 죽였어요.”"날 증오해?""그래요, 증오해요!”...조은혁이 가볍게 피식 소리를 내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그가 긴 손가락에 담배를 낀 채 말했다."너한테 찔려 죽을 뻔했는데 상처는 어떠냐고 묻지도 않고, 밤에 많이 아프지는 않았냐고 묻지도 않고...”박연희는 무덤덤한 표정이었다."왜 죽지 않았어요?”조은혁의 이마에 핏줄이 곤두섰다.그는 성질이 더러웠기에 다른 사람이 이 말을 했다면 그 사람은 이 세상에 더 이상 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박연희가,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여인이 이런 말을 했다.그는 담배를 한 모금 빨고는 꺼버렸다.조은혁은 마치 비즈니스 협상 상대라도 보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향해 말했다."박연희, 조건 상의 좀 해볼까? 첫 번째, 당장 진술을 번복할 것. 두 번째, 적합한 각막을 찾아줄 테니 여기서 나가는 대로 이식 수술 받을 것. 내가 같이 하와이로 돌아가줄게.”박연희가 가늘고 흰 손가락을 꽉 쥐었다.그녀는 차갑게 되물었다. "조은혁 씨, 제가 왜 당신 말을 들어야 하죠? 당신은 당신 손에 얼마나 많은 카드가 있다고 생각해요?”그러자 사진 한 장이 그녀 앞에 놓여졌다.그것은 하민희의 사진이다. 어린 소녀는 조은혁의 품에 안겨 있었고, 장소는 독일 모 병원의 VIP 병동이었다.박연희는 손가락을 떨었다. 하민희가 독일로 끌려왔다.조은혁은 차갑게 말했다. "당연히 넌 네 생각을 고수할 수 있지. 하지만 박연희
그가 음란한 말을 지껄였다.박연희는 온몸을 떨었다. 그녀는 그가 일부러 이런다는 걸 알았고, 일부러 그녀가 수치심을 느끼게 만들려 한다는 걸 알았다.그녀는 고개를 살짝 젖히고 붉은 입술을 떨며 말했다."그건 정상적인 생리반응일 뿐이고 어느 남자여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조은혁 씨, 설마 내가 좋아서 그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그래?"조은혁은 그녀의 희고 보드라운 귓불을 물고 마치 연인처럼 중얼거렸다.그리고 순간, 박연희는 그에 의해 탁자 위에 눕혀졌다.그는 그녀의 눈을 뚫어지게 주시하며 손을 들어 감시 카메라를 뜯어냈다. 그는 좁고 어두운 응접실에서 손바닥으로 그녀의 부드러움을 만끽했다.많은 여자들을 가지고 놀았었기에 그는 여자의 몸을 잘 알았다.아무리 음전한 여자라도 그에게 이렇게 대해지면 신음소리를 질렀다.아예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박연희의 묶은 머리가 풀어지며 허리까지 내려왔다. 거친 나무 탁자 위에 비단처럼 부드러운 머리가 닿았고, 그녀의 희고 작은 얼굴에는 땀방울이 스며들었고, 가는 목이 원치 않는 낮은 목소리를 냈다.조은혁이 위에서 그녀의 표정을 주시하다가 그녀의 귓가에 엎드려 피식 웃었다.“누구라도 마찬가지라고? 다른 남자 아래서도... 이렇게 소리 지를 줄 알아?”그는 그녀가 반응을 보이자 바로 손을 거두었다.박연희는 탁자 위에 누워 있었고 그녀의 옷은 느슨하게 걸려 있었다. 구치소 같은 어두운 곳에 있어서인지 더욱 위험한 향기를 풍겼다.그녀는 위를 바라보며 가늘게 숨을 몰아쉬었다.그녀가 호흡이 진정된 뒤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해요! 제가 결정하기 전까지 민희에게 아무것도 하지 마요... 조은혁 씨, 우리에게도 아들이 있다는 걸 잊지 마요. 죄를 너무 많이 지으면 반드시 인과응보가 있을 거에요. 당신은 목숨이 질길지 몰라도 우리 진범은 아직 어려요.”조은혁은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았다.“네 마음속에는 하인우의 딸만 있는 줄 알았는데.”박연희는 옷을 여미고 천천히 일어
조은혁이 생각에 잠기자 그의 검은 눈동자는 초점이 흐려졌고 언뜻 눈물 한 방울이 비쳤다.그는 자신이 지금 후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언제부터 후회하기 시작했는지도 모르지만 다만 남은 생에 박연희가 없다면 그의 인생은 실패할 것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복수의 쾌감이 컸던만큼 남은 인생도 고통스러울 것이다.한 시간 후, 그는 병원으로 돌아갔다.하얀 거즈에는 피가 많이 배어 있다.의사가 그에게 다시 붕대를 감아줄 때, 김비서가 하민희를 안고 들어왔다.아기는 낯선 환경에서 계속 울었다.김 비서는 아이를 가볍게 껴안고 말했다."환경이 바뀌니까 적응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 대표님, 다시 국내로 돌려보내는 게 어떨가요? 전에 장씨 아주머니가 잘 보살펴서 통통했었는데, 독일에 온 지 며칠 만에 살이 많이 빠졌어요.”하민희의 울음소리가 병실에 울렸다.조은혁이 김비서를 흘겨보더니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김 비서는 머뭇거리다가 하민희를 그의 품에 안겼다.그러자 이상하게도 아이는 울음을 뚝 그쳤다. 그녀는 울음을 그치고 눈을 크게 뜨고 호기심 어린 얼굴로 조은혁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작은 얼굴로 그에게 다가가 냄새를 맡으며 무언가를 찾는 듯했다.마지막으로, 그녀는 작은 입을 벙긋벙긋했다.아이는 배고픈 게 분명했다.조은혁은 아이가 그의 몸에서 박연희의 냄새를 맡고 이러는 것을 알아챘다.그의 마음은 매우 복잡하다.그는 아이의 예쁜 얼굴을 내려다보며 김 비서에게 지시했다."분유 좀 타줘, 배고프겠다.”김 비서가 급히 가서 지시를 따랐다.잠시 후, 조은혁은 우유병을 들고 하민희에게 먹여 주었다.아이는 젖병을 힘껏 빨았는데 작은 볼은 힘에 겨워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 작은 얼굴을 오랫동안 보니 약간 박연희와 닮은 것도 같았다.조은혁은 순간 넋을 잃었다.그는 뜻밖에도 하인우의 딸을 조금 좋아하는 것 같았다. 착각이겠지, 어떻게 그가 하인우의 딸을 좋아할 수 있을까.그는 냉담함을 되찾고 아이를 돌려주며 말했다."데려가.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