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음란한 말을 지껄였다.박연희는 온몸을 떨었다. 그녀는 그가 일부러 이런다는 걸 알았고, 일부러 그녀가 수치심을 느끼게 만들려 한다는 걸 알았다.그녀는 고개를 살짝 젖히고 붉은 입술을 떨며 말했다."그건 정상적인 생리반응일 뿐이고 어느 남자여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조은혁 씨, 설마 내가 좋아서 그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그래?"조은혁은 그녀의 희고 보드라운 귓불을 물고 마치 연인처럼 중얼거렸다.그리고 순간, 박연희는 그에 의해 탁자 위에 눕혀졌다.그는 그녀의 눈을 뚫어지게 주시하며 손을 들어 감시 카메라를 뜯어냈다. 그는 좁고 어두운 응접실에서 손바닥으로 그녀의 부드러움을 만끽했다.많은 여자들을 가지고 놀았었기에 그는 여자의 몸을 잘 알았다.아무리 음전한 여자라도 그에게 이렇게 대해지면 신음소리를 질렀다.아예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박연희의 묶은 머리가 풀어지며 허리까지 내려왔다. 거친 나무 탁자 위에 비단처럼 부드러운 머리가 닿았고, 그녀의 희고 작은 얼굴에는 땀방울이 스며들었고, 가는 목이 원치 않는 낮은 목소리를 냈다.조은혁이 위에서 그녀의 표정을 주시하다가 그녀의 귓가에 엎드려 피식 웃었다.“누구라도 마찬가지라고? 다른 남자 아래서도... 이렇게 소리 지를 줄 알아?”그는 그녀가 반응을 보이자 바로 손을 거두었다.박연희는 탁자 위에 누워 있었고 그녀의 옷은 느슨하게 걸려 있었다. 구치소 같은 어두운 곳에 있어서인지 더욱 위험한 향기를 풍겼다.그녀는 위를 바라보며 가늘게 숨을 몰아쉬었다.그녀가 호흡이 진정된 뒤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해요! 제가 결정하기 전까지 민희에게 아무것도 하지 마요... 조은혁 씨, 우리에게도 아들이 있다는 걸 잊지 마요. 죄를 너무 많이 지으면 반드시 인과응보가 있을 거에요. 당신은 목숨이 질길지 몰라도 우리 진범은 아직 어려요.”조은혁은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았다.“네 마음속에는 하인우의 딸만 있는 줄 알았는데.”박연희는 옷을 여미고 천천히 일어
조은혁이 생각에 잠기자 그의 검은 눈동자는 초점이 흐려졌고 언뜻 눈물 한 방울이 비쳤다.그는 자신이 지금 후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언제부터 후회하기 시작했는지도 모르지만 다만 남은 생에 박연희가 없다면 그의 인생은 실패할 것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복수의 쾌감이 컸던만큼 남은 인생도 고통스러울 것이다.한 시간 후, 그는 병원으로 돌아갔다.하얀 거즈에는 피가 많이 배어 있다.의사가 그에게 다시 붕대를 감아줄 때, 김비서가 하민희를 안고 들어왔다.아기는 낯선 환경에서 계속 울었다.김 비서는 아이를 가볍게 껴안고 말했다."환경이 바뀌니까 적응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 대표님, 다시 국내로 돌려보내는 게 어떨가요? 전에 장씨 아주머니가 잘 보살펴서 통통했었는데, 독일에 온 지 며칠 만에 살이 많이 빠졌어요.”하민희의 울음소리가 병실에 울렸다.조은혁이 김비서를 흘겨보더니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김 비서는 머뭇거리다가 하민희를 그의 품에 안겼다.그러자 이상하게도 아이는 울음을 뚝 그쳤다. 그녀는 울음을 그치고 눈을 크게 뜨고 호기심 어린 얼굴로 조은혁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작은 얼굴로 그에게 다가가 냄새를 맡으며 무언가를 찾는 듯했다.마지막으로, 그녀는 작은 입을 벙긋벙긋했다.아이는 배고픈 게 분명했다.조은혁은 아이가 그의 몸에서 박연희의 냄새를 맡고 이러는 것을 알아챘다.그의 마음은 매우 복잡하다.그는 아이의 예쁜 얼굴을 내려다보며 김 비서에게 지시했다."분유 좀 타줘, 배고프겠다.”김 비서가 급히 가서 지시를 따랐다.잠시 후, 조은혁은 우유병을 들고 하민희에게 먹여 주었다.아이는 젖병을 힘껏 빨았는데 작은 볼은 힘에 겨워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 작은 얼굴을 오랫동안 보니 약간 박연희와 닮은 것도 같았다.조은혁은 순간 넋을 잃었다.그는 뜻밖에도 하인우의 딸을 조금 좋아하는 것 같았다. 착각이겠지, 어떻게 그가 하인우의 딸을 좋아할 수 있을까.그는 냉담함을 되찾고 아이를 돌려주며 말했다."데려가. 그리고
"조은혁 씨, 저도 한때는 당신에 대한 믿음이 가득했고, 평생을 함께 하기로 몰래 다짐했어요. 저도 한때는 당신과 백년해로하는 환상을 가졌었지만... 그 꿈들은 현실 앞에서 그렇게 우습게 느껴졌어요. 우스웠지만 내게는 벗어날 방법도 없어요.”"당신은 권력과 세력이 있고, 남녀의 힘 차이도 분명히 존재하죠.”"전 당신 앞에서 그렇게 보잘것없는 존재예요.”"결국엔 제 몸을 무기로 쓸 수밖에 없었죠... 운이 좋으면 고통의 대가로 당신이 앞으로는 이런 짓을 자제할 것이고, 운이 나쁘면 그저 헛되이 목숨을 잃었을 거예요. 저는 다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달리 무슨 방법이 있겠어요 제가? 제가 살든 죽든, 제 존엄이 있든 없든, 그건 다 제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사실 전 당신을 만난 그날부터... 이미 자유를 잃었고, 영원히 도망갈 수 없어요.”...그녀는 잠시 괴로워하며 중얼거렸다."조은혁 씨, 우리 거래를 해요. 하민희를 내게 줘요, 그럼 제가 진술을 번복하고 계속 당신 아내가 될게요. 전 그 애를 데리고 귀국할 거고, 여기서 당신이 진시아와 사랑에 빠지든 말든 방해하지 않을 거예요. 심지어 그녀를 위해 명성을 되찾아 줄 수도 있어요... 그녀와 결혼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이혼서에 서명할 수 있어요.”"하지만 수술은 안돼요!”"조은혁 씨, 각막 이식, 그렇게 쉽게 밥 먹듯이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에요.”"미안하지만 죽을 때까지... 하인우의 각막은 계속 제 몸에 남아 제 몸의 일부가 될 거예요.”...박연희가 조용히 말했다.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는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병실 바닥 창문이 반쯤 열려 있고 늦여름 밤바람이 불어와 조은혁의 검은 머리를 헝클어뜨리고 그의 마음을 헝클어뜨렸다.방금 그녀가 했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녀의 식어버린 마음을 알려주고 있었고,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녀가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었다.조은혁은 가볍게 웃었다.그는 천천히 그녀의 병상 가장자리로 걸어가서는 침대 옆에 서서 그녀의
박연희는 필사적으로 발버둥쳤다.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이렇게까지 미쳤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조은혁이 손가락을 길게 빼서 박연희의 장미처럼 붉은 입술을 만지고는 그녀의 몸을천천히 가지고 놀았다. 그녀가 더 이상 냉정하지 못 할 때까지, 그녀의 몸이 그로 인해 불타오를 때까지.그는 그녀의 깨끗한 몸을 주시했다.분명히 그의 몸은 이미 흥분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냉담했다."연희야, 우리 아이 가지자. 아이를 임신하면 감옥에 있을 필요 없어. 너 하민희 좋아하지? 그럼 우리 딸 낳자, 그래야 네가 그 애에 대한 집착이 없어지니까... 그 애는 이제 좋은 집에 입양시킬거야, 대신 돈은 많이 줄 거고.”박연희는 필사적으로 발버둥쳤다.그녀는 비명을 질렀고 마침내 울부짖기 시작했다."조은혁 너 미쳤어!”그는 미치지 않았다.그는 그저 아주 악독할 뿐이다.그녀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그는 그녀의 손을 풀지 않았고 곧 그녀의 모든 옷을 벗겨버리고 좁고 작은 방에서 그녀의 몸을 마음대로 점유했다. 처음에는 그녀가 느끼지 못하자 윤활유를 사용했다.그는 그녀의 목을 쥐고는 계속해서 그녀의 몸을 침범하고 있었다.그의 검은 눈은 줄곧 그녀의 눈을 주시하고 있다.박연희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관계를 맺기 싫어하며 그를 배척했다.조은혁은 그녀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그녀를 안아 올려 차가운 창문 유리에 기대게 했다.그는 그녀의 몸을 잘 알고 있었다.그는 온갖 상스러운 방법으로 그녀를 대했는데, 박연희가 그것을 견딜 수 있을리가 없었다. 곧 그녀는 울음을 터뜨리며 끊임없이 싫다고 말했지만 남자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그는 마음껏 즐기고 있었다.그러다가 그녀의 검은 머리를 살짝 잡아당겨 그녀의 귓가에 얼굴을 대고는 연인처럼 중얼거렸다."네 모습을 봐, 과거와 뭐가 다른지 봐봐. 내 품에서 넌 여전히 황홀한 표정이야, 매번 싫다고 말하지만 막상 내가 떠날 때마다 내 몸을 놓아주지 않잖아.”박연희는 유리
임신 테스트기가 짙은 색 침대 시트 위에 떨어졌다.박연희는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조은혁은 옷차림이 단정한 채로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담배를 계속 피웠다. 그의 검은 눈동자는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내가 직접 해줘? 난 개의치 않는데.”박연희는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그의 악랄함은 그녀가 더없이 잘 알고 있다.그녀는 저항하지 않고 그 작은 물건을 가지고 방에 딸려 있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녀는 아이를 낳고 키운 적이 있었기에 임신의 모든 과정을 숙지하고 있었다.약 2분 후, 대리석 탁자 위에 있는 임신 테스트기에 천천히 옅은 붉은색 선 두 개가 나타났다.그녀는 임신했다.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황망했다.그녀가 그토록 그를 미워했건만 뱃속에서는 또 그의 아이가 생겼다. 이제 그녀가 어찌할 수 있을가.그때, 조은혁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그는 키가 커서 들어오자마자 거의 모든 공간을 차지하여 박연희는 몸을 옮기기도 어려워졌다.박연희는 그를 피하고 싶었지만 그가 비켜주지 않으며 한 손으로 그녀의 가는 허리를 껴안고 한 손으로 그 임신 테스트기를 집어들었다.그가 약 10초 동안 보고 있다가 그 임신 테스트기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박연희는 그에게 안겨 작은 독방으로 돌아갔다.한때 그는 이 허름한 방에서 호르몬을 마구 날리며 그녀의 감정을 무시했다.하지만 지금, 그는 언제보다도 부드러웠다.박연희를 좁은 침대에 앉힌 그는 그 앞에 반쯤 무릎을 꿇고 얼굴을 그녀의 부드러운 아랫배에 살짝 밀착시키며 속삭였다."네가 진범이를 임신했을 때, 나는 네가 제정신이 아닌 줄 알았어. 그래서 우리는 함께 아이를 키울 상황이 아니었어. 하지만 연희야, 이번에는 우리 같이 작은 생명을 열심히 키우자.”"요즘 많이 했으니까.”"내 생각엔, 아마 여자아이일 거야. 크면 너처럼 착하고 귀여울 거야!”...박연희는 무감각하게 들었다.지금까지의 경험으로 그녀는 조은혁과 맞서 싸우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한참 후, 조은혁은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아파트 하나 샀어. 그동안 우리는 거기서 살다가 아이가 태어나면 다시 귀국할 거야. 혹시 별장에 살고 싶으면 김 비서를 시켜 집을 알아보라고 할 수 있어. 대신 시간이 좀 걸릴 거야.”박연희는 알고 있었다. 그가 독일에 남아 있는 것은 진시아를 위해서다. 그녀는 그가 진시아에게 어떤 빚을 졌길래 그의 아들을 죽이려 한 여자를 용인하게 되었는지 매우 궁금했다.박연희는 손가락을 살짝 움츠렸다.한 시간 뒤, 검은색 캠핑카가 아파트 앞에 천천히 섰다.조은혁이 먼저 차에서 내려서 자상하게 박연희를 부축하려했다. 그러나 박연희는 그의 매너를 받아들이지 않고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괜찮아요.”여자의 거절은 남자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하지만 조은혁은 요즘 그녀를 기쁘게 하고 싶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 도착했다.조은혁은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는 박연희를 돌아보며 물었다."어때?”박연희가 아파트 내부를 훑어보았다.대략 300평이 넘는 아파트는 장식이 매우 사치스럽고 화려했고, 눈에 보이는 모든 장식품의 가치가 낮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그의 뜻을 짐작하고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그 여자가 있는 곳과 이곳을 비교할 필요 없어요. 집은 원래 그저 생활하는 곳이라 그렇게 많은 사치품이 필요 없어요. 게다가 집에 어린아이가 있으면 부딪치기 쉽기도 하고요.”조은혁이 박연희를 빤히 바라보다가 그녀를 안아 들고 곧장 안방 쪽으로 걸어갔다.문이 닫히고, 몸이 흔들렸다.조은혁은 기분이 좋아지면 무슨 일이든 하고 싶어지는 듯 했다. 그게 여자의 몸을 귀히 다루는 것이라 해도.지난 며칠 동안 그들의 정사는 줄곧 그의 감정을 위주로 했다. 쉽게 말하면 조은혁만 좋았고 박연희는 매번 아팠다.하지만 지금 조은혁은 더할나위 없이 부드러웠다.그녀가 임신하여 관계를 할 수 없게 되자, 조은혁은 몸을 구부려 그녀를 애무하고 편안하게 해주었다. 박연희는 그의 검은 머리를 살짝 쥐며 거절하였다
조은혁은 받지 않았다.그는 거절 버튼을 누르고 옆으로 돌아서며 말했다.“김 비서 전화야. 요즘 점점 눈치가 없어지고 있어, 네가 방금 돌아온 걸 뻔히 알면서.”박연희는 남자가 바람을 피우면 모두 거짓말쟁이가 되고, 그 아내는 탐정이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박연희는 그의 거짓말을 폭로하지 않고 다만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일이 중요하죠, 가서 일 봐요.”그녀의 말은 면죄부가 되었다.조은혁은 아까 전화가 신경이 많이 쓰였는지 방금까지 있던 열기가 갑자기 사라졌다.그는 조금 찔린 듯 가볍게 기침을 했다."서재에 가서 전화 좀 할께.”박연희는 엷게 웃었다.그가 떠나자 그녀는 일어나서 정리를 하고 문을 열고 거실로 들어갔다.도우미가 하민희에게 우유를 먹이고 있었다.그제서야 박연희는 도우미들이 샹겐에서 진범이를 보살폈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아챘다.박연희를 보자 도우미는 공손히 인사했다."사모님!”도우미는 줄곧 샹겐에 있었기에 그녀들은 하민희의 일을 알지 못했다. 단지 대표님과 사모님의 아이라고 여겼었는데, 얼마 전 사모님이 또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마음속으로 조은혁을 참 대단하다고 비꼬지 않을 수 없었다.3년 안에 애 셋을 가질 기세였다.박연희는 나지막이 말했다."제가 안을게요.”도우미는 황급히 하민희를 넘겨주었다. "작은 아가씨께서 사모님을 오랫동안 못 봐서, 방금 한바탕 소란을 피우기도 했어요.”박연희는 그녀들의 오해를 알아챘다.하지만 그녀는 굳이 설명하지 않고 아이를 안고 우유를 먹이면서 하민희를 살폈다. 아이가 먹고 입는 데에서 조은혁은 돈을 아끼지 않았고 모든 것을 가장 좋은 것으로 썼다. 덕분에 하민희는 희고 통통하게 잘 자랐다.하민희는 우유를 먹으면서 박연희를 보며 깜박거린다.박연희는 착잡한 마음에 얼굴을 작은 뺨을 붙였고, 동시에 여전히 평평한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여기에 이미 조은혁의 혈육이 있었다.그녀는 앞으로 어디로 향해 가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아직 25살밖에 안 됐는데...서재 쪽에서 문 여는
박연희가 이를 막았다.그녀는 아이를 품에 안고 젖병을 살살 흔들며 고개를 숙였다. 그녀가 조은혁에게 말했다."고양이도 강아지도 아니고, 어떻게 아이를 이렇게 잡을 수 있어요!”하지만 조은혁은 신경 쓰지 않았다.그가 무슨 말을 하려할 때, 박연희가 눈을 들어 흘겨보았다.등불 아래, 실크 잠옷만 입은 여자는 매우 유혹적이었다. 게다가 임신까지 했으니 더욱 풍만한 느낌이 있었다.조은혁은 말을 삼켰다.그는 하민희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그냥 울면 짜증나.”박연희는 그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다른 사람이었으면 조은혁도 그쯤 포기했을 테지만, 하필이면 그 사람이 박연희였기에 더욱 그의 마음을 간지럽혔다. 그는 좋은 것들을 모두 그녀에게 주고 싶었고, 그저 그녀가 활짝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 애썼다.아이가 있으니 만지기도 불편했다.그런데 조은혁은 또 성욕이 남들보다 왕성했으니 그는 반듯이 누워있다가 나중에는 정말 견디지 못하고 찬물로 샤워를 하러 갔다. 그가 나왔을 때 박연희는 이미 아이와 함께 잠을 잤다.그의 바지 주머니 속의 핸드폰이 또 울렸고 조은혁이 화면을 한 번 보았다.진시아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끊으면 또 계속 전화를 걸었다. 결국, 조은혁은 그녀를 한 번 만나 그녀에게 확실히 말하기로 결정했다.그는 옷을 갈아입고는 떠나기 전에 박연희의 입가에 부드럽게 키스했다.침실 문이 닫히자 박연희는 어둠 속에서 천천히 눈을 떴다....30분 후, 검은 벤틀리 한 대가 천천히 별장으로 들어섰다.조은혁은 차에 앉아 있었다.그는 곧바로 차에서 내리지 않고 차 안에 앉아 느릿느릿 담배 두 개비를 피웠다. 사물함에서 휴대전화가 계속 울려도 무시했다.푸른 연기가 차 안에 가득 찼을 때, 그는 담배를 끄고 문을 열었다.별장 안의 액자들은 한 번 깨졌다가 다시 붙여져서 걸어놨는데, 금이 간 흔적은 숨길 수 없었다.진시아가 붉은 드레스를 한 벌 입은 채 소파에 가로로 늘어져 있다. 비록 몸은 말랐지만, 정교한 화장을 한 얼굴은 여전히 사람을 유혹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