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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9화

임신 테스트기가 짙은 색 침대 시트 위에 떨어졌다.

박연희는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조은혁은 옷차림이 단정한 채로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담배를 계속 피웠다. 그의 검은 눈동자는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내가 직접 해줘? 난 개의치 않는데.”

박연희는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그의 악랄함은 그녀가 더없이 잘 알고 있다.

그녀는 저항하지 않고 그 작은 물건을 가지고 방에 딸려 있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녀는 아이를 낳고 키운 적이 있었기에 임신의 모든 과정을 숙지하고 있었다.

약 2분 후, 대리석 탁자 위에 있는 임신 테스트기에 천천히 옅은 붉은색 선 두 개가 나타났다.

그녀는 임신했다.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황망했다.

그녀가 그토록 그를 미워했건만 뱃속에서는 또 그의 아이가 생겼다. 이제 그녀가 어찌할 수 있을가.

그때, 조은혁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

그는 키가 커서 들어오자마자 거의 모든 공간을 차지하여 박연희는 몸을 옮기기도 어려워졌다.

박연희는 그를 피하고 싶었지만 그가 비켜주지 않으며 한 손으로 그녀의 가는 허리를 껴안고 한 손으로 그 임신 테스트기를 집어들었다.

그가 약 10초 동안 보고 있다가 그 임신 테스트기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박연희는 그에게 안겨 작은 독방으로 돌아갔다.

한때 그는 이 허름한 방에서 호르몬을 마구 날리며 그녀의 감정을 무시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언제보다도 부드러웠다.

박연희를 좁은 침대에 앉힌 그는 그 앞에 반쯤 무릎을 꿇고 얼굴을 그녀의 부드러운 아랫배에 살짝 밀착시키며 속삭였다.

"네가 진범이를 임신했을 때, 나는 네가 제정신이 아닌 줄 알았어. 그래서 우리는 함께 아이를 키울 상황이 아니었어. 하지만 연희야, 이번에는 우리 같이 작은 생명을 열심히 키우자.”

"요즘 많이 했으니까.”

"내 생각엔, 아마 여자아이일 거야. 크면 너처럼 착하고 귀여울 거야!”

...

박연희는 무감각하게 들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그녀는 조은혁과 맞서 싸우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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