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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다시 한 번 죽는 것

기민욱을 따르는 사람들은 일찍이 그가 리모컨을 쥐었을 때, 이미 하나둘씩 물러났고 방금까지 붐비던 방에는 사람이 별로 남지 않았다. 고연우는 박태준에게 기민욱의 관심을 끌라고 눈짓했다. 그리고 그 틈을 타 고연우가 리모컨을 뺏어오려는 작전이었다.

총과 탄약은 국내에서 금지품이었고 원재료에 대한 통제가 매우 엄격했기 때문에 해외에서 국내로 넘어오려면 여러 단계의 절차가 필요했다. 기민욱이 구했다고 해도 양이 많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죽고 싶은 사람이 아니면 누가 감히 목숨을 걸고 이 일을 하겠는가.

고연우가 눈치를 주자 기민욱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건 분명 미소가 아닌 경고였다.

"연우 씨,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알아요. 하지만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저는 겁이 많거든요. 만약 놀라서 손을 떠는 바람에 실수로 버튼을 누른다면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거예요.”

"그리고 박태준에게 전해주세요. 신은지에게 전화를 걸라고 한 건 그들이 사별하면서 슬퍼하는 것을 보고 싶어서예요. 하지만 둘만 하면 재미없잖아요. 아니면 저도 같이 전화라도 할까요?"

그는 위험에 처해 있다는 긴장감이나 두려움은커녕 약간 흥분한 모습이었다.

"...”

박태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유골함이 늘어나는 걸 보고 싶지 않으면 입 다물어.”

기민욱이 경중에서 갈만한 곳들에 대해 그들은 이미 조사를 했다. 그 덕분에 다 알아낼 수 있었고 특히 이 아파트는, 그와 고연우는 기민욱이 떠날 때, 중계 지점으로 이곳을 선택할 거라고 예측했었기 때문에 주변 배치를 잘 파악해 놓았다.

여기는 3층인 데다가 층이 보통 건물보다 높았기 때문에 여기서 뛰어내리면 운이 좋으면 장애인으로 될 것이었고 운이 나쁘면 죽을 것이었다.

그는 신은지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고 고연우에게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러려면 기민욱의 감정부터 가라앉히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이 길은 막다른 길이었다. 출구가 없었다. 그는 신은지에게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았고 고연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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