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51화 묶여버린 그녀

신은지는 혹시라도 제가 들어가면 환자를 살리는 데 방해가 될까 봐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유리창 너머로 의사와 간호사들의 분주한 모습을 보고 있었다.

"은지야, 안 들어가고 여기서 뭐해?"

나유성의 목소리가 들렸고 이내 제 뒤로 인기척이 느껴지면서 나유성도 신은지와 같이 의료진들이 바쁘게 드나드는 것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왜 저러지?"

"몰라요."

나유성을 보자 신은지는 긴장했던 마음을 조금 가라앉힐 수 있었다. 그리고 나유성 뒤로 고연우의 모습도 보였다. 그냥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표정 변화가 없는 얼굴임에도 그의 기분은 전보다 나아진 것 같았다.

"버텨낼 거야. 걱정하지 마."

신은지는 나유성이 저를 위로하는 줄 알고 미소를 지어 보이려 했는데 뒤이어 들려오는 말을 듣고 그러길 그만두었다.

"쟤 엄청 쪼잔하잖아. 그런 놈이 네가 다른 남자 만나는 걸 두고 볼 수 있겠어? 저승 문턱까지 갔다가도 다시 돌아올 놈이야."

"..."

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가 병실에서 나오며 수심이 가득한 신은지를 향해 말했다.

"환자분이 아까 깨어나셨다가 다시 잠드셨습니다.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는 뜻이니 조금 더 경과를 지켜보고 일반 병실로 옮겨도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온종일 졸이고 있었던 신은지의 마음을 드디어 놓을 수 있게 하는 말이었다. 기분에 따라 심장박동도 계속 불규칙적이었는데 보호자 노릇도 몇 번만 더 하면 신은지가 먼저 ICU에 입원할 것 같았다.

"먼저 들어가서 좀 쉬세요. 여기 있어 봐야 소용없으니까 전화번호만 남기시고 들어가세요. 눈 뜨면 연락 드릴게요."

의사는 돌아가라는 말을 하고 다시 문을 닫았지만 나유성은 지금 신은지를 설득해봐야 돌아가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신당동이며 신은지가 전에 살던 아파트며 다 병원에서 꽤 멀었기에 나유성은 신은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옆에 호텔 있으니까 가서 좀 쉬어. 좀 씻고 잠도 자고. 태준이 아직 얼마나 더 있어야 깨어날지도 모르고 너 지금 안 자면 태준이 깼을 때 쓰러질 수도 있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