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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움직이기만 해도 토할 것 같아

박태준은 신은지가 제가 환자라고 안쓰러워하는 틈을 타 빨리 관계를 확실히 하고 싶어 했다. 그래야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특정된 분위기에서만 나오지 그 분위기가 아니면 쉽게 뱉을 수 없는 말들이 있다.

박태준이 쳐다보고 있어 불편한 듯 시선을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그녀의 시선이 멈춘 곳은 2인실 또 다른 침대에 누워 구경거리라도 난 듯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두 쌍의 눈이었다.

같은 방을 쓰고 누워있는 건 열여덟, 아홉쯤 돼 보이는 여자 아이였는데 보호자도 비슷한 나이 같아 보였다. 신은지와 박태준의 얘기를 재밌게들 듣고 있었는데 신은지와 눈이 마주치니 그들은 바로 시선을 거두고 딴청을 피웠다.

박태준도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바라던 결과는 아닐 것 같아 더 말하지 않고 얼굴에 불만을 가득 드러낸 채 핸드폰으로 뉴스를 찾아보고 있었다.

핸드폰 화면을 찍어 누르며 빠르게 내리는 모습이 그가 화났음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만약 화면이 핸드폰의 눈이었다면 팔백 번은 더 멀었을 것이다.

기민욱이 박태준을 노리고 아파트 단지에 화약을 설치해놓았다는 기사가 이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장소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었지만 경찰, 소방대원, 구급대원 할 것 없이 총출동한 사건 사고이기에 돈으로도 막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인질, 화약, 폭파 모두 사람들의 마음을 동하게 할 만한 단어들이었는데 그 피해자가 하필 요즘 제일 유명한 육영 그룹 대표였으니 기사는 발표되자마자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사고가 난 아파트는 3분의 2 정도가 불에 타버려 보기에도 상황이 아주 긴급해 보였다.

육영 그룹의 자금이 불법적으로 모은 것이라는 확정기사는 아직 나지 않았지만 기사 하단의 댓글들은 다 그쪽으로 여론이 기울었다.

[다 인과응보라니까. 그러게 돈을 열심히 일해서 벌었어야지, 불법적으로 꿀꺽 삼키려고 하니까 벌을 받는 거야.]

[육정현이 불타 죽지 않은 거 보니 하느님이 봐주셨네.]

기민욱의 신원이 아직 밝혀지지 않아 이런 얘기들을 하는 거지 만약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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