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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독을 먹여서 평생 말도 못 하게 할 거야

신은지는 박태준의 얼굴을 훑기 시작했다. 박태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그의 목젖과 가슴을 따라가다가 어딘가에 멈춰 섰다.

그가 몸을 약간 기댄 채 서 있었기 때문에 뚜렷하게 볼 수는 없었지만 쉰 목소리에서 지금 그다지 좋은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리가 부러졌는데도 그렇게 버티니까 이렇게 되지. 쌤통이야. 참고 있어 그냥.”

말을 마친 그녀는 불을 끄고 옆 침대로 가서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 누웠다.

박태준이 방금 누워있었던 침대여서 그의 숨결이 아직 채 가시지 않았다. 신은지의 머리가 베개에 닿는 순간, 그의 냄새가 풍겨와 그녀가 안심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환했던 병실이 갑자기 어두워졌고 복도의 희미한 불빛이 유리창으로 들어와 바닥을 밝혀주었다.

이불 속에 웅크리고 있는 여자의 뒷모습을 보며 박태준은 입꼬리가 내려오지 않았다.

밖은 이미 어두워졌지만 이제 겨우 6시라서 한창 저녁 식사를 할 시간이었다. 병원에 사람이 제일 많을 시간이기도 했다. 병실의 문은 방음이 잘되지 않아서 밖의 시끌벅적한 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수다를 떠는 소리, 도시락 파는 소리, 간호사의 다급한 발걸음 소리...창문 틈으로 바람이 들어왔다. 좀 쌀쌀했지만 조용한 세월이 느껴졌다.

침대에 눕자 박태준이 안절부절못하던 마음도 가라앉았다. 그제야 그는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두통부터 다리통, 근육통까지, 갑자기 피곤해지더니 손을 들 힘조차 없었다.

"똑똑.”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강혜정이 고용한 간병인이 시간에 맞춰 그에게 식사를 가져다주러 온 것이었다. 진서원은 그에게 도시락을 장롱 위에 올려놓으라고 했다.

"먼저 나가 보세요. 그리고 좀 이따가 빈 도시락 받으러 오세요.”

환자 본인이 나가보라고 하니 그들은 한가해졌다는 생각에 그가 시키는 대로 했다. 그들은 도시락을 내려놓고 나갔다.

그는 잠든 신은지를 깨우고 싶지 않았지만 혹시나 그녀가 배고플까 봐 몇 번 불러서 깨우려고 했다.

"은지야, 먼저 일어나서 밥을 먹고 자, 어때?”

박태준은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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