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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특별한 간호

강혜정은 악몽을 꿨다. 지난번에 병원에서 겪었던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그 일 때문에 놀란 이후로 그녀는 정신 상태가 매우 나빠졌다. 불면증, 다몽증, 짜증... 몸 상태도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그녀는 사사건건 조심했다. 박용선은 그녀에게서 한 발짝도 떨어지지 않고 간호했고 정신과 의사까지 찾아갔지만 악몽에 자극을 받아 심장이 아픈 병은 고쳐지지 않았고 결국 그녀를 개인 병원으로 데려올 수밖에 없었다.

의사를 집으로 부르지 않은 건 심장에 문제가 생기면 지극히 정밀한 의료기기를 써야 하기 때문이었다.

꿈에서 깬 강혜정은 침대 옆에 마스크와 모자를 쓴 간병인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어렴풋이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생각이 좀 흐리멍덩했다.

간병인은 일어나서 침대 머리맡의 텀블러로 물을 따랐다.

강혜정이 팔꿈치를 괴고 막 일어나려는데 갑자기 머릿속에 무언가가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덩치로 판단하면 이 간병인은 남자였다. 하지만 박용선이 고용한 간병인은 여자였다. 그녀는 대충 훑어보았을 뿐인 데다 그가 또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잠시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일어서자 키가 그의 성별을 단번에 드러냈다.

그리고 옷차림도 이상했다. 마스크를 쓰면 됐지, 수술하는 의사도 아닌데 간병인이 모자를 쓸 리 없었다.

강혜정은 물컵을 느릿느릿하게 자신에게 건네는 모습을 지켜보며 손가락으로 침대 시트를 움켜쥐고 이를 악물고 말했다.

"기도윤."

얼마 전에 그녀가 그의 이름을 말한 적이 있었는데 앞에서 부르는 것과 뒤에서 말하는 건 느낌이 달랐다.

그의 눈이 약간 휘어졌고 눈가에는 주름이 선명했다.

"내가 좋아하는 소녀가 나를 기억하고 있다니, 기쁘네."

그는 강혜정의 앞에서 마스크를 벗었다. 그는 여전히 기억 속의 얼굴이었고 단지 조금 늙었을 뿐이었다.

"..."

그녀는 토하고 싶었다.

50 살이나 먹은 사람이 입만 열면 이런 촌스러운 말이라니, 너무 징그러웠다.

"꺼져."

강혜정은 베개를 들고 그에게로 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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