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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한구운은 손끝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너인 줄 알았으면 진작 널 가졌을 거야. 넌 내게 정말 소중한 존재야, 알지?”

심연의 지옥 같은 과거에서 오직 그 소녀만이 그가 여전히 사람이고, 살아있는 인간이라고 느끼게 해주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는 윤혜인은 도무지 한구운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고,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녀는 밖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떠올리고는 곧바로 소리를 질렀다.

“도와줘요! 살려주세... 읍...”

한구운의 손바닥이 그녀의 입술을 덮치며 나지막이 웃었다.

“듣지도 않을 거고, 듣는다 해도 들어오지도 않을 거야, 모르겠어?”

윤혜인은 점점 더 절망에 빠졌다.

한구운은 진작 이럴 속셈이었다. 이 모든 게 함정이었다.

남자의 길고 가느다란 검지가 그녀의 입술을 눌렀다.

“얌전히 나한테 맡겨. 내가 그 자식보다 더 잘해줄게.”

남녀 사이의 관계를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윤혜인이 그녀라는 걸 알게 된 후 특별히 영상을 보면서 공부했다.

그는 그녀를 배려하면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남자가 다시 덮쳐오자 윤혜인은 당황한 나머지 서둘러 말했다.

“한구운 씨, 나 좋아해요?”

한구운은 두 눈에 불같은 욕망을 감추지 않았다.

“아주 많이 좋아해. 너의 모든 걸 원해.”

윤혜인은 어렴풋이 한구운의 고집스러운 집착을 느끼고 그와 이성적인 대화를 시도했다.

“날 좋아한다면 강요할 게 아니라 더더욱 나를 존중해줘야죠.”

한구운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어렸을 때부터 내가 좋아했던 건 늘 버려졌어. 그래서 깨달았지, 좋아하면 가져야 한다는 걸.”

“그게 아니죠. 당신이 날 소유하면 난 당신을 미워할 거예요.”

한구운은 잠시 멈칫했다.

“네가 날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 말을 놓치지 않고 윤혜인은 말을 이어갔다.

“난 당신이 싫어요. 나한테 손대면 당신을 죽도록 미워하겠죠!”

“이준혁 좋아하나?”

한구운의 나지막한 목소리에는 희미한 조롱이 섞여 있었다.

“내가 그놈보다 못해?”

윤혜인은 눈을 감고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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