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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간호사가 고개를 끄덕이자 서현재는 진단서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간호사는 서현재의 당당한 뒷모습을 보며 뒤늦게 깨달았다.

‘서 선생님 아까 그 남자라고 한 거 맞지?!’

평소에 서현재는 차갑긴 해도 환자 가족을 그렇게 부르진 않았기 때문이다.

수술실을 나서자마자 서현재는 근심 가득한 남자를 보았다.

“의사 선생님, 어떻게 됐어요?”

육경한이 급하게 달려와 물었다. 다 묻고 나서야 이 의사가 어딘가 낯이 익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서현재는 공무적인 말투로 말했다.

“태아는 유산되었습니다. 지금 환자의 몸 상태는 매우 허약하고요, 몸에는 학대당한 흔적이 있고 손톱도 몇 개 빠졌습니다...”

몇 마디만으로도 육경한의 심장은 마치 비틀린 듯 아파왔다.

서현재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환자는 심각한 위궤양을 앓고 있으며 이틀에서 사흘 동안 따뜻한 음식을 한 입도 먹지 못했어요. 또 위에서 흙 성분도 검출되었습니다. 더 이상 이런 식으로 방치하면 위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거예요.”

어떤 이유로든 소원은 이를 알리기를 원하지 않았지만, 서현재는 육경한에게 경고를 주고 싶었다. 소원의 위는 더 이상 학대를 견딜 수 없었으니 말이다.

그가 방법을 강구해 소원의 부모님을 보내기 전에, 그녀는 반드시 육경한과 다시 얽히게 될 것이었다.

때문에 서현재는 가능한 한 육경한이 아직 조금의 양심이라도 있기를 바랐다.

마지막으로, 서현재는 정사각형의 용기 하나를 꺼내 육경한에게 건넸다.

“이건 환자가 수술 전에 부탁한 겁니다.”

어두운 색의 상자를 보며 육경한의 마음속에는 불길한 예감이 떠올랐다.

이내 상자를 받아 들긴 했지만 차마 열어보지 못한 채 그가 물었다.

“뭐가 들어있습니까?”

서현재는 차분하게 말했다.

“태아의 생물학적 샘플입니다.”

육경한의 심장이 크게 뛰었다!

소원이 이렇게 굳이 부탁했다는 것은 배 속의 아이가 육경한의 아이였음을 백 퍼센트 확신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내 아이... 내 아이라고?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는 거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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