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79화

윤혜인은 더 이해할 수 없었다.

‘계약 결혼을 원하는 거면 왜 하필 나를 고른 거야? 딱 하루만 부부로 지낼 수 있다 해도 자기를 원하는 여자가 서울엔 수없이 많을 텐데.’

그러자 이내 이준혁이 그녀를 보며 담담하게 설명했다

“할아버지의 건강이 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 의사 말로는 두 달도 남지 않았대.”

“쿵!”

윤혜인은 머릿속에서 마치 무언가가 폭발하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

그녀가 이씨 집안에서 유일하게 믿고 기댈 수 있었던 사람은 바로 할아버지 이태수였다.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고 목소리도 주체할 수 없이 떨렸다.

“그럼 계속 연기해도 되는데...”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아.”

이준혁은 냉정하게 거절했고 놀란 윤혜인은 그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이런 상황에서까지 나는 할아버지를 속이고 싶지 않아.”

언뜻 들으면 일리 있는 말 같았지만 윤혜인은 곧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왠지 자신을 팔아넘기려는 것 같은 불길한 기분이 들어서 말이다.

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물었다.

“하지만...”

그러나 이준혁은 성가시다는 듯이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

“자만할 필요 없어. 너랑 재혼하는 건 단순히 할아버지를 위해서야. 물론...”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무심하게 다시 말했다.

“강요하는 건 아니야. 재혼할지 아니면 여기서 바로 나랑 할지, 둘 중 하나 정해.”

윤혜인은 얼굴이 붉어졌다. 선택지가 이 두 개라면 그녀는 어느 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태수를 위해서라면, 석 달 정도는 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우리 이거 비공개죠? 아주머니도 우리가 재혼한 걸 알지 못하게 하고 싶어요. 그리고 석 달이 지나면 꼭 저랑 이혼할 거죠?”

그러자 이준혁은 차가운 표정으로 “응.”하고 짧게 대답했다.

윤혜인은 그제야 조금 안심이 되는 듯했다.

“좋아요. 그럼 우리 혼인신고서랑 이혼합의서에 둘 다 서명해요. 어차피 석 달은 금방이니까 나중에 다시 서명할 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