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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말을 이어가며 그녀는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한 틈을 타서 재빨리 지하철역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지하철역 안에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설마 잡으러 올 리는 없겠지?

지하철을 탔는데도 윤혜인의 마음은 계속 두근거렸다.

그녀는 한구운의 또 다른 그 얼굴이 너무 두려웠다.

지하철이 곧 역에 도착하고 윤혜인은 군중을 따라 역을 나서 앞사람을 따라 걸었다.

지하철역은 단지에서 2천 미터도 채 안 되는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 거의 다다랐을 때, 앞사람이 다른 길로 꺾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그녀의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윤혜인은 문득 불안한 마음에 동네 쪽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그때 뒤에서 바스락거리는 발소리가 들렸다.

온몸의 신경이 곤두선 윤혜인이 가방 안에 있는 늑대 방지 스프레이를 슬쩍 움켜쥐자 등 뒤에서 들리던 발걸음 소리도 갑자기 빨라졌다. 그 순간, 윤혜인은 재빨리 몸을 틀어 그 사람을 향해 스프레이를 번쩍 들었다.

그러나 그녀를 앞선 그 사람은 마치 그녀를 정신병자처럼 쳐다보는 것이다.

그 사람은 정말 순전히 행인일 뿐이었다.

윤혜인은 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리며 미스트를 다시 가방에 넣었다.

그렇게 다시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누군가 뒤에서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혜인아.”

가슴이 흠칫 떨려났고 막 발을 옮겨 뛰려는데 남자가 뒤에서 그녀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남자의 목소리는 온화하면서도 청아했다.

“혜인아, 난 너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얌전히 차에 타, 알았지?”

화들짝 놀란 윤혜인은 지척에 있는 경비실을 보고 재빨리 언성을 높여 구조요청을 하였다.

“살려...”

그녀의 목소리가 갑자기 뚝 그쳤다.

허리춤에 주삿바늘이 닿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윽고 한구운이 젊은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네가 도망간다면 배 속의 아이는 지킬 수 없을 거야.”

아이가...

한구운이 그녀가 임신한 것을 알고 있다.

윤혜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도대체 뭘 하고 싶은 거예요?”

“얘기 좀 하고 싶어.”

“싫어요.”

그러자 한구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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