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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그녀는 도무지 그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선배, 미쳤어요?”

그러나 한구운은 여전히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혜인아, 나는 네가 항상 내 옆에 있기를 바래. 나는 이곳의 모든 것을 원하지 않아. 오직 너만을 원해.”

“전 싫어요!”

윤혜인이 흥분 어린 목소리로 언성을 높였다.

“선배, 전 이미 결혼했어요.”

그 말 한마디에 한구운의 완벽한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혜인아, 난 네가 결혼했어도 상관없어.”

“결혼했었던 게 아니에요. 저 이준혁과 재혼했어요.”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한구운이 갑자기 브레이크를 힘껏 밟았다.

순식간에 강한 관성이 밀려오자 윤혜인은 미처 반응할 사이도 없이 갑자기 몸이 앞으로 쏠려 조수석 가림막에 머리를 부딪치고 말았다.

이윽고 한구운이 눈동자를 붉히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뭐라고?”

윤혜인은 아직도 얼떨떨한 머리를 감싸 쥐며 다시 입을 열었다.

“선배, 저 어제 이준혁 씨와 재혼했으니 그 사람이 틀림없이 나를 찾아올 거예요.”

순식간에 차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한구운의 얼굴에는 온아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고 오직 어두운 그늘만이 남았다.

그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캐물었다.

“왜?”

그런 한구운의 모습을 보자니 윤혜인은 문득 온몸의 솜털이 곤두서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답했다.

“그 사람은 내 아이의 아빠예요. 그러니까 준혁 씨는 반드시 나를 찾아올 거예요.”

한구운은 순간 싸늘한 표정으로 윤혜인의 턱을 움켜쥐며 추궁했다.

“그렇게 너한테 상처를 줬는데, 아이까지 한 명 잃었는데 전부 다 잊었어?”

윤혜인의 턱을 움켜쥐고 있는 손에는 점점 더 힘이 들어갔고 그의 표정은 보기에 흉악하기 짝이 없었다.

“난 네가 이 아이를 임신하게 된 건 사고인 줄 알고 따지지 않았는데 감히 이준혁과 재혼해?”

윤혜인은 엄청난 고통에 자의식과 상관없이 생리적인 눈물이 맺혔다.

하지만 한구운은 여전히 놓아줄 생각이 없었고 당장이라도 그녀의 턱을 쥐어뜯으려는 듯 또박또박 말했다.

“너희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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