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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윤혜인의 고운 눈동자에는 두려움과 놀라움이 가득했다.

미친놈.

이 남자는 정말 철두철미하게 미쳐버렸다.

그녀는 아랫배를 꼭 감싼 채 경계 어린 눈빛으로 한구운을 경고했다.

“한구운, 내 아이를 건드릴 생각은 하지 마. 내 아이가 있어야 내가 있어.”

그러자 한구운이 담담하게 답했다.

“난 네가 그를 기억하는 게 싫어. 그러니 이 기억은 내가 지워줄게.”

윤혜인의 얼굴이 삽시간에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하지만 그녀는 감히 그의 말을 의심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한구운이라면 정말 그게 무엇이든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안 돼!

절대 그에게 끌려가서는 안 된다.

한구운이 다시 차를 돌려 출발하려 하자 윤혜인이 갑자기 배를 움켜쥐고 소리를 질렀다.

“악! 아파. 배가 너무 아파. 빨리 차 세워요.”

그러자 한구운은 마치 그녀의 말 속의 진위를 고찰하려는 것처럼 고개를 돌려 그녀를 물끄러미 관찰했다.

“선배, 저... 아파요... 죽는 건 아닐까요...”

윤혜인은 시트에 웅크리고 앉아있었는데 손바닥만 한 작은 얼굴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윽고 그녀는 손을 내밀어 적극적으로 그의 소매를 잡았는데 그녀의 작은 목소리는 마치 애교처럼 들리기도 했다.

“선배...”

부드럽고 찰진 목소리에 한구운은 잠시 멍해져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말 아파?”

윤혜인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다시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어디 보자.”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윤혜인은 갑자기 센터 콘솔의 향수병을 들고 한구운의 머리를 세게 내리쳤다.

“쿵!”

둔탁한 소리와 함께 한구운의 관자놀이가 깨지면서 새빨간 피가 옆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윤혜인은 재빨리 기회를 틈타 손을 뻗어 잠금 해제 버튼을 누르고 안전벨트를 잡아당긴 뒤 미친 듯이 문을 당겼다.

그런데 다음 순간 등 뒤의 한구운이 곧바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세게 잡아당겼다.

“악.”

윤혜인이 갑작스러운 고통에 외마디 비명을 질렀고 한구운은 싸늘한 눈빛과 함께 온통 피투성이인 얼굴을 하고 있어 감정이 없는 가면을 쓴듯한 착각이 들었다.

“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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