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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그는 따듯한 온기가 느껴지는 손으로 발목을 매만지면서 덤덤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할 말 있다고 하지 않았어?”

윤혜인은 그를 건드릴 엄두가 나지 않아 간질거리는 마음을 참으며 말했다.

“저 그동안 수업을 너무 많이 빼먹은 것 같아서 그러는데 내일은 가서 수업 들어도 될까요?”

“내가 이미 대신 처리했어.”

윤혜인의 두 눈이 커지고 그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네?”

이준혁은 계속 말을 이었다.

“내가 네 회사에 이미 말해뒀다고. 이젠 출근 안 해도 되는데 기쁘지 않아?”

윤혜인은 속에 오만가지 욕이 떠올랐다. 천천히 대화를 해보자는 생각에 참고 참고 또 참았지만 실패했다.

“이준혁 씨가 대체 왜 저 대신 회사에 연락해요?! 그건 제 직장이에요. 전 그만두고 싶다는 말도 한 적이 없는데 대체 왜 멋대로 그런 거예요!”

눈앞에 있는 남자는 너무 제멋대로였다.

그녀는 화가 났다.

“왜라니?”

그는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턱을 잡으면서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내가 네 남자니까 그런 거지.”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은 음험하기도 하고 무서웠다.

윤혜인은 저도 모르게 움찔하게 되었다.

행여나 언짢아져 그날 밤처럼 밤새 동안 그녀를 괴롭힐까 봐 두려웠다.

그녀는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준혁 씨, 제가 한 말은 전부 사실이에요. 전 정말 한구운 씨와는 아무런 사이가 아녜요. 준혁 씨 억측으로 자꾸 저한테 죄명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안 돼요?”

“내 억측이라고?”

이준혁은 그녀의 말을 미묘한 어투로 곱씹었다.

윤혜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필사적으로 설명했다.

“저랑 선배 사이에는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요. 준혁 씨가 오해한 거예요.”

말을 마친 그녀는 자신의 입을 막았다. 조급한 마음에 또 선배라는 호칭을 내뱉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이준혁의 눈치를 살폈다. 행여나 그의 심기를 건드렸을까 봐 말이다.

이준혁은 날카로운 눈길로 그녀를 보면서 차갑게 말했다.

“네가 한구운의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내가 오해한 거라고?”

윤혜인은 그의 말을 이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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