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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화

확인한 후 남자는 침대에서 내려와 약상자를 뒤적이며 약을 꺼냈다.

그녀가 거부하기도 전에 기다린 손가락으로 약을 쭉 짜 발라주었다.

차가우면서도 시원한 것이 몸에 닿자 윤혜인은 당황해했다.

순간 그녀는 치욕스러움을 느꼈다.

서러워 눈에서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남자는 그녀를 물건으로 생각한 것이다. 그녀를 존중해줄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약을 바른 뒤 그녀는 또 남자에게 압박당했다. 행여나 쓸리게 될까 봐 다리를 오므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윤혜인의 얼굴이 분노에 빨갛게 물들었다.

이준혁은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집에 약이 있었는데 왜 안 발랐어?”

“...”

윤혜인은 바르기 쉬운 위치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게다가 약을 발라 빨리 낫기라도 하면 그가 다시 짐승처럼 달려들 위험성이 있었다.

그녀가 치료를 하지 않은 건 일종의 보장이기도 했다.

이준혁이 갑자기 다시 입을 열었다.

“설마 일부러 치료하지 않은 거야? 이 핑계로 내가 널 안지 못하게 하려고?”

“...”

윤혜인이 당황하던 순간을 남자는 바로 눈치챘다.

그는 훅 다가오며 여전히 온기가 남아 있는 손으로 그녀의 몸을 더듬었다. 그의 목소리는 조금 갈라져 있었다.

“거짓말해도 소용없어!”

이준혁은 이번에 정말로 마음속에 욕구가 생겨났다. 절대 그녀에게 벌을 주기 위함도 아니었다...

그저 단순히 그녀를 안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전보다 조금 안정된 정서를 보이었고 그녀의 몸도 생각해 다른 방식으로 안으려 했다.

윤혜인은 몸이 돌처럼 뻣뻣하게 굳어졌다. 두 팔로 힘껏 그를 밀어내면서 혼란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비켜요...당신은 못 해요... 안 돼요...”

남자의 안색이 음험하게 변하고 위험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다시 말해 봐, 누가 못한다고?”

윤혜인은 조급한 나머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아니라, 제가...”

그는 커다란 손으로 천천히 부드러운 그녀의 속살을 만졌다.

“난 안 넣어도 돼. 하지만...”

그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나직하게 뒷말을 이었다.

윤혜인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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