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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남자의 혀가 그녀의 입안으로 들어와 억지로 약을 삼키게 했다.

소원은 그의 행동에 머리가 어질거렸고 반항할 힘조차 없었다.

그렇게 그는 가져온 알약 4개를 전부 삼키게 하고 나서야 입을 뗐다. 그녀의 볼을 누르고 있던 남자는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언제부터 아프면 약 안 먹고 버티는 습관을 길들였지.”

소원은 기가 찬 듯 크게 웃어버렸다.

“누군 안 먹고 싶었나? 네가 내 약을 전부 버렸잖아.”

그가 버린 약은 그녀의 몸에 무리 가지 않게 하면서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었다.

그녀도 서현재가 그 약을 어떻게 구했는지 몰랐다. 하지만 서현재는 이 약을 위해 며칠 동안이나 다른 곳으로 출장 갔으니 분명 힘들게 구한 약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약은 전부 변기로 내려갔다. 꼭 마지막 살길이 막혀버린 것처럼 그녀의 앞길도 캄캄해진 기분이었다.

육경한은 소원이 또 그가 버린 피임약을 언급하자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의 볼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조금 넣었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피임약을 자꾸만 언급하는 걸 보니 그녀가 얼마나 그의 아이를 배기 싫어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점차 아이를 낳게 하는 것이 소원을 곁에 묶어둘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 유산한 아이가 떠오른 육경한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콩알만 했던 아이가 세상에 나오지도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 약을 버린 건 다 널 위해서야.”

육경한은 절로 오한이 들게 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소원은 두 눈은 빛을 잃어 공허했고 자조적으로 말했다.

“그랬군요. 날 위해 버려줘서 정말 고맙네요.”

육경한은 그녀의 비아냥에도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그는 한번 결정한 것을 바꿀 리가 없었으니 말이다.

어떻게든 그는 소원을 임신시켜 아이를 낳게 할 생각이었다.

두 사람은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소원은 마음속에 커다란 불길이 타오르는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불길은 거세지기만 했다.

어릴 때부터 착했던 그녀는 살면서 죄가 될만한 일은 해본 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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