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15화

그의 하얀 셔츠는 점차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붉은 피는 육경한에게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그녀가 토해낸 피를 보고서야 그는 행동을 멈출 수 있었다.

“왜 피를 토해낸 거지?”

육경한의 목소리는 전처럼 싸늘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떨리는 것 같았다.

소원은 피가 잔뜩 묻은 모습으로 입꼬리를 올리며 웃어 보였다.

“암 환자는 다 그래. 자주 피를 토해낸다고.”

그녀가 웃으면서 말해서 그런지 육경한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고 그저 그녀가 자신을 일부러 비꼬고 있다고 생각했다.

육경한의 셔츠는 그녀의 피로 처참하게 되었다. 소원은 그가 화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녀의 예상과 달리 일어나 욕실로 들어가 빠르게 샤워를 하고 나왔다. 그리고 소원을 안아 욕조에 눕혔다.

그가 그녀의 옷을 벗길 때 소원의 몸은 딱딱하게 굳어버렸고 힘겹게 손을 뻗어 그를 밀어냈다.

육경한은 그런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움직이지 마. 더럽잖아. 깨끗하게 씻어야지.”

목이 너무 아팠던 소원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 버둥거렸다.

“너한테 씻겨달라고 한 적 없어.”

그녀는 혐오의 눈길로 그를 보았다.

소원은 오히려 그가 더럽게 느껴졌다.

‘더러운 놈. 이런저런 여자들이랑 침대에서 뒹굴었으면서 성병 옮았나 모르겠네.'

육경한은 그런 그녀의 눈빛을 눈치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하려던 일을 그녀의 혐오를 받았다고 해서 멈출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를 안는 것도, 그녀를 씻겨주는 것도, 나중에 아이를 낳는 것도 말이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위협했다.

“자꾸 움직이면 여기서 해버릴 거야.”

“역겨운 놈.”

소원은 정말로 그가 혐오스러웠다.

육경한은 그녀의 말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고 그녀의 옷을 벗긴 후 물을 틀었다.

그녀의 허리를 잡고 있던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같이 침대에서 뒹굴기도 하고 몸도 이곳저곳 다 만졌으면서 이제 와서 역겹다고?”

소원은 아무 감정 없이 자신의 몸을 씻겨주는 육경한에 얼굴이 붉어졌다.

그는 그녀의 온몸을 깨끗하게 씻은 뒤 다시 욕조에 물을 채웠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