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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윤혜인의 심장이 순간 쿵 내려앉았다.

핸드폰도 툭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이준혁은 맨발로 들어왔다. 긴 팔다리엔 튼실한 근육이 자리 잡고 있었고 상체의 복근은 더욱 탄탄해 보였다.

그는 허리를 굽혀 핸드폰을 주워 윤혜인의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822822로 해봐.”

윤혜인은 멈칫했다.

8월 22일.

그것은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했던 날이었다.

그녀는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도 점차 그녀의 온기에 뜨거워지고 있었다. 특히 화면이 켜지고 그녀가 작성했던 내용이 남자의 눈에 확연히 들어갔다.

이준혁은 한 글자씩 그녀가 작성한 문자를 읽었다.

“아저씨, 저 혜인이에요. 지금 준혁 씨에게 감금당했는데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이준혁은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말했다.

“지금 내 삼촌한테 도움 요청한 거야?”

남자는 겉보기엔 평온해 보였지만 속에선 거친 파도가 일렁이고 있었다.

‘역시나 내 곁에서 도망칠 생각을 하고 있었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점차 화가 치밀어 감정을 조절하기가 힘들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리곤 그녀의 턱을 확 잡으면서 벽으로 밀었다.

“그렇게 내 주변 사람들한테 꼬리치고 싶은 거야? 왜, 삼촌이 널 도와주면 뭐로 보답하려고?”

윤혜인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들킨 마당에 숨기지 않고 말했다.

“이렇게 절 집에 가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아무리 부부라고 해도 준혁 씨에겐 제 자유를 제한할 권리가 없다고요.”

이준혁의 표정이 순간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는 차갑게 피식 웃었다.

“윤혜인, 그게 지금 네가 나한테 할 소리인 거야?”

그의 단단한 팔이 순간 그녀의 허리를 꽉 감싸고 있었다. 그는 평정심을 잃고 말았다.

“그럼 넌 나를 위해 아이를 낳아줘야 하는 거 아니야?”

윤혜인은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 너무도 뜬금없었다.

그녀의 머릿속으로 세상에 나오지도 못하고 하늘나라로 간 그들의 아이가 떠올랐다.

그 아이는 그녀에게 커다란 가시가 되어 그녀의 살에 파고들었고 뽑을 수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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