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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남자의 목소리는 마치 며칠 동안 말하지 않은 것처럼 이상하게 낮고 쉰 목소리였다.

“흑흑흑...”

진아연은 울음을 터뜨렸다.

“경한 씨, 저 사람들 나한테 약도 발라 주지 않아요. 얼굴이 너무 아파서 썩어가는 것 같고 계속 고름이 흐르고 있어요... 너무 아파요... 내가 잘못했어요, 제발 용서해줘요, 정말 너무 아파서 죽고 싶을 정도예요...”

진아연은 몰랐다. 그녀의 상반신에 있는 화상 부위는 이미 썩어 있는 탓에 치료를 해도 썩은 살을 도려내야 한다는 사실을.

그 부분은 큰 흉터로 남게 될 것이며 그녀의 얼굴은 이제 완전히 회복할 수 없게 되었다.

육경한은 더 이상 그 얼굴을 바라보기도 싫었다.

“어디 죽는 것보다 더 아프겠어?”

진아연은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워요!”

그 상처들은 매일 수천 마리의 개미가 기어 다니는 것처럼 가렵고 아팠다. 때로는 그냥 벽에 부딪혀 기절하고 싶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죽고 싶지 않았다. 육경한에게서 많은 돈을 받았고 아직 삶을 즐기지 못했기에 절대 죽을 수 없었다.

갑자기 ‘쾅’하는 소리가 났다

육경한은 바닥에 칼을 던지고 담담한 목소리로 유혹하듯 말했다.

“정말 견딜 수 없다면, 스스로 끝낼 수 있어.”

순간, 진아연의 안색이 차갑게 굳어졌다.

‘지금 나더러 자살하라는 거야?!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어?!’

곧 완전히 절망한 진아연이 울부짖었다.

“육경한, 내가 당신 구했잖아. 양심은 어디 국에다 말아먹었어? 날 이렇게 대하면 당신도 기필코 벌을 받을 거야!”

그러자 육경한이 벌떡 일어서서는 내려다보며 말했다.

“내가 네게 준 보상은 이미 내가 받은 은혜의 값어치를 훨씬 넘었어. 하지만 네 욕심은 끝이 없었고 내 경고도 무시한 채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렸어.”

그의 차가운 눈빛에는 혐오감이 가득 담겨있었다.

“너도 네 쓸모없는 오빠처럼 죽어 마땅해!”

그 말을 마치고, 남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뒤돌아 나갔다.

오늘 그는 진아연에게 칼을 주러 온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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