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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크리스털 전등이 남자의 얼굴을 스쳐지나 벽에 부딪히더니 ‘펑’하는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이 났다.

그리고 이준혁의 얼굴은 크리스털 조각에 긁혀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윤혜인은 맨발로 뛰쳐나가려다 바닥에 깔린 깨진 크리스털 조각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밟아버렸다.

“조심해!”

이준혁은 윤혜인을 보호하기 위해 무릎을 방패 삼아 땅에 무릎을 꿇고, 그녀가 자신의 손바닥을 밟게 했다.

이윽고 속도를 주체하지 못한 윤혜인이 그대로 발을 내디디자 크리스털 조각이 이준혁의 손등에 깊이 파고들이 피가 쏟아졌다.

하지만 이준혁은 아픔을 느끼지 못한 듯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아 들고 조심스럽게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

흐르는 피가 베이지색 침대 시트에 뚝뚝 떨어졌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피투성이가 된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지긋이 바라봐주었다.

죽은 줄 알았던 사람, 매일 밤 그의 꿈에 나타나던 사람이 지금 눈앞에 살아 있다.

“윤혜인, 윤혜인...”

남자는 길고 날렵한 몸으로 그녀를 감싸 안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피 묻은 손바닥으로 그녀의 얼굴, 눈썹, 입술을 더듬으며 그는 떨리는 손길로 윤혜인의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꼭 마치 이런 방식으로 그녀가 꿈속이 아닌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듯 말이다.

“혜인아.”

남자의 얇은 입술이 그녀의 이마에 닿았다. 그러더니 윤혜인을 품에 안은 채 이준혁이 낮게 중얼거렸다.

“날 미워해도 싫어해도 좋아. 하지만 날 떠나지만 마...”

코끝에 퍼지는 것은 온통 피 냄새였다.

그런 남자를 밀어내려 윤혜인이 힘껏 힘을 써보았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윤혜인은 이준혁의 어깨를 세게 물었다.

그러나 근육이 너무도 단단해 그녀의 이가 아플 정도였다.

이준혁은 낮게 신음소리를 내며 살짝 뒷걸음질 쳤다.

“아파?”

정말이지 윤혜인은 말문이 막힐 지경이었다.

‘어이가 없어서 정말. 왜 하필이면 이런 정신병자랑 마주친 거야?!’

그녀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이만 놔줘요! 집에 가야 하니까!”

하지만 이준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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