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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이준혁은 윤혜인이 곽경천의 팔을 꼭 잡고 있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 속에는 경계하는 듯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니 이준혁은 가슴이 더욱 아파왔다.

“혜인아, 이리 와.”

“여러 번 말했잖아요. 당신이 말하는 그 사람이 나는 아니라고.”

그녀는 남자의 손등과 이마에 가득한 피를 보고도 차갑게 말했다.

“됐어요, 이번에는 그냥 넘어갈게요. 대신 다음에 또 이런 짓 하면 그땐 바로 경찰에 신고할 겁니다.”

“네가 맞아. 내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거야.”

차가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이준혁이 고집스레 말했다.

“죽어서 재가 되더라도 난 널 알아볼 수 있어.”

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을, 그가 절대 잘못 봤을 리가 없었다.

그녀는 바로 윤혜인, 이준혁의 윤혜인이었다.

‘정말 병이라도 있는 거 아니야? 그럼 일이 복잡해지는데... 나중에 또 이런 미친 짓을 한다면 법이 처벌할 수 있을지 확실치 않으니까...’

그녀는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이준혁 씨, 병이 있으면 병원에 가서 약을 먹어야죠,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알겠어요?”

아주 진지한 눈빛이었다. 정말 이준혁에게 병이 있다 여기는 것처럼 말이다.

낯선 남자에게 강제로 키스를 당한 그녀는 그저 자신이 더러워진 것만 같아 얼른 돌아가서 깨끗이 씻고 싶었다.

그녀는 곽경천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오빠, 이만 가자.”

그러자 곽경천은 이준혁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다시 차갑게 경고했다.

“이준혁 씨, 다음번에 또 제 동생에게 무례하게 구시면... 저희 곽씨 가문,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곽씨 가문의 사업은 서울과 관련이 없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의 인맥은 있었다.

모두가 알만한 가문이었기에 그는 이준혁도 행동하기 전에 반드시 고민해볼 것이라 믿었다.

곧이어 곽경천이 윤혜인의 손을 잡고 떠나려 하자, 그녀가 다급히 말했다.

“잠깐만.”

두 남자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그녀가 쓰레기통에서 반지를 찾는 것이었다.

다행히 쓰레기통은 새로 바뀐 것이라 그 안에는 반지 외에 다른 쓰레기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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