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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이준혁은 윤혜인이 떠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짧은 거리였지만 마치 아주 먼 거리처럼 느껴졌다.

그는 모든 것이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때 친밀한 사이였던 사람들도 어느 순간 낯선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윤혜인의 얼굴이 점점 멀어져 사라지는 것을 보며 그는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마음을 다잡았다.

‘반드시 혜인이 너를 되찾고 말겠어.’

...

다음 날.

작업실에서 돌아온 윤혜인은 아름이가 한 중년 여성과 즐겁게 놀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름이는 달콤한 목소리로 계속 “할머니.”라고 부르며 여성의 기분을 한껏 높여주고 있었다.

그녀가 아름이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이 분명했다.

곧 윤혜인을 본 아름이가 인형을 안고 그녀에게 달려갔다.

“엄마, 할머니께서 새 공주 인형 세트를 주셨어요. 12개나 돼요.”

이 공주 세트는 아직 6개월 후에나 출시될 예정이었기에 그녀가 신경을 많이 쓴 것이 분명했다.

윤혜인은 아름이를 안고 다가가며 공손히 인사했다.

“사모님.”

그러자 연규성의 모친 민옥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얇은 봉투를 건네며 부드럽게 말했다.

“아이고, 혜인이 많이 예뻐졌구나? 너무 예뻐져서 못 알아볼 뻔했어.”

민옥정은 윤혜인이 마음에 들었고 아름이를 보니 그녀의 유전자가 참 좋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당황한 윤혜인은 아름이를 내려놓고 두 손으로 봉투를 되돌려주었다.

“사모님, 이러지 않으셔도 돼요.”

그러자 민옥정은 한사코 거절하며 윤혜인의 손을 밀어냈다.

“이건 아름이에게 주는 선물이야. 너한테 대신 거절할 권리는 없단다.”

“아름이도 필요 없어요. 사모님, 굳이 이러지 않으셔도 돼요.”

아름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귀엽게 말했다.

“할머니가 주신 공주는 너무 좋아요. 하지만 돈은 필요 없어요. 아름이한테는 용돈이 있어요.”

그때, 뒤에서 느긋하면서도 귀찮은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면 받으라고. 뭐가 그렇게 까다로워.”

고개를 돌아본 윤혜인의 앞에는 연규성이 서 있었다.

그는 정장 차림이었지만 여전히 한가롭게 소파에 앉아 그녀를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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