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57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이 있었다.

윤혜인은 진지하게 말했다.

“언제 시간 돼요?”

그러자 이준혁이 차가운 눈빛을 한 채 조금 쉰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너와 함께라면 언제든지 시간 낼 수 있어.”

수천억 원의 사업이라도 그는 지금 당장 내려놓을 수 있었다.

윤혜인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미소를 지었다.

“그럼 가요.”

순간 어리둥절해졌지만 이준혁은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윤혜인의 현재 천진난만한 성격은 아마도 곽씨 가문에서 귀하게 자라며 형성된 것일 것이다.

보아하니 지난 5년 동안 그녀는 큰 고통을 겪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당장이라도 윤혜인의 손을 잡고 싶었지만 이준혁은 애써 참으며 부드럽게 물었다.

“어디 가려고?”

그러자 윤혜인은 그가 모른 척한다고 생각했는지 직설적으로 말했다.

“어디겠어요, 이혼하러 가는 거지.”

“뭐?”

예상치 못한 대답에 이준혁의 표정이 얼어붙었다.

“이혼이요.”

윤혜인은 다시 한번 반복해 말했다.

“우리의 과거는 오빠가 이미 말해줬어요. 당연히 그쪽도 제 상황을 알고 있겠네요. 지금 당신은 제게 낯선 이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더 이상 부부로 지낼 수 없어요.”

이준혁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왜 불가능하다는 거야? 넌 원래 내 아내야.”

“하지만 지금의 전 당신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어요. 그냥 낯설게 느껴질 뿐이고, 더 이상 부부로 지내고 싶지 않습니다.”

윤혜인의 단호한 말에 이준혁은 마음이 불안해졌다.

그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당장 받아들이라고 강요하지 않을게. 우리 일단 지내보자. 내가 반드시 잘해줄게, 응?”

“안 돼요.”

윤혜인은 고개를 저으며 협상 여지가 없음을 밝혔다.

“부부는 감정이 바탕이 되어야 해요. 근데 지금의 전 당신에 대한 아무런 감정도 없습니다. 아마 예전에도 당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완전히 잊어버릴 리 없잖아요.”

순간, 윤혜인의 머릿속에는 오재윤이 떠올랐다. 그는 항상 그녀에게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기억되어있었다.

하지만 이준혁이 그녀 앞에 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