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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공항 통로.

차가운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가 천천히 눈썹을 찌푸렸다.

그때, 뒤에서 주훈이 이준혁의 길을 가로막는 어린 여자아이를 보고 서둘러 앞으로 나왔다.

그러고는 무릎을 꿇더니 부드럽게 말했다.

“꼬마야, 엄마를 못 찾겠니?”

아이는 동그란 큰 눈에 풍성한 속눈썹을 갖고 있었는데 핑크색 드레스를 입어 눈처럼 하얀 피부가 더욱 돋보였다.

한눈에 보기에도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 같았다.

그녀는 주훈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작은 머리를 흔드는 그 순진한 모습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사르르 녹일 듯했다.

주훈은 목소리를 더 부드럽게 낮추며 말했다.

“아저씨가 공항 직원한테 엄마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게, 어때?”

그러자 아이는 고개를 저으며 발끝을 들어 작은 손으로 이준혁의 손가락을 잡아당겼다.

“잘생긴 아저씨, 엄마한테 전화하게 핸드폰 좀 빌려주실 수 있으세요?”

무시당한 주훈은 잠시 당황했다.

‘어린 애가 외모를 다 가리고 참나...’

그는 가볍게 기침하며 찰나의 당혹감을 감추고 부드럽게 말했다.

“아저씨가 공항 안내방송 직원에게 데려가 줄게, 그러면 더 빨리 찾을 수 있을 거야. 알겠지?”

그 말을 듣자 아이는 실망한 듯 반짝이던 눈빛을 거두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눈빛과 동작이 한 사람을 매우 닮아 있었다.

순간, 마치 바늘에 찔린 듯 이준혁은 마음이 흠칫 떨렸다. 주훈이 막 아이를 데리고 공항 직원에게 가려는데 그가 낮은 목소리로 제지했다.

“잠깐만.”

이준혁은 몸을 굽혀 똘망똘망하게 예쁜 눈을 보고 말했다.

“아저씨 핸드폰 빌리고 싶어?”

“네, 잘생긴 아저씨.”

아이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촉촉한 큰 눈으로 이준혁을 바라보았다. 너무나 귀여운 모습에 이준혁의 가슴도 순간 따뜻해졌다.

곧 묵묵히 핸드폰을 꺼내주는 이준혁의 행동에 주훈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동안 감정 없는 기계처럼 일 외에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던 대표님이 아이한테 전화를 걸도록 핸드폰을 빌려주다니... 이게 무슨 놀라운 일이야?’

아이는 작은 손으로 엄마의 전화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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