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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아니, 친구가 차린 부업을 엎어버린 다니! 지금 그게 할 소리야?”

김성훈의 호통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린 이준혁이 병실을 나서기 전에 임세희를 안아 침대에 다시 눕혔다.

이 모습에 임세희는 다시 의기양양했다. 그녀가 이렇게 불쌍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이준혁은 무조건 마음이 약해지니까! 이렇게 고분고분 그녀를 다시 안아주니까!

두 사람은 알고 지낸 세월이 이렇게 긴데 이준혁은 그녀에게 정이 들지 않았을 리가 없다. 다만 그는 아직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모르고 있을 뿐이다.

이런저런 생각에 눈물을 글썽이던 임세희가 손을 뻗어 이준혁의 목을 감싸려던 순간, 이준혁이 고개를 돌려 임씨 아주머니를 보며 싸늘하게 경고했다.

“앞으로 아가씨를 제대로 모시지 못하면 아주머니는 이제 그만 고향으로 내려가서 노후를 즐겨도 될 것 같습니다!”

이 말은 당부이자 적나라한 경고였기에 듣고 있던 임씨 아주머니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주머니는 임세희가 태어난 순간부터 그녀를 모시고 있었고 이 사실을 이준혁도 알기에 평소에 아주머니에게 예의를 갖췄다.

오늘처럼 이렇게 직설적으로 경고를 한 건 처음이었다.

이내 평정심을 되찾은 임씨 아주머니가 고개를 숙인 채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도련님.”

임세희는 뒤에서 휘둥그레진 눈으로 뒤로 안 돌아보고 떠나는 이준혁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녀가 침대에서 내려와 그를 쫓아가려던 그때, 임씨 아주머니가 그녀의 팔을 덥석 잡았다.

“아가씨, 겨우 남은 준혁 도련님의 인내심까지 도전하지 마세요.”

임씨 아주머니가 고개를 저으며 말하자 온몸에 힘이 풀려버린 임세희가 침대에 축 늘어져서 눈물을 줄줄 흘렸다.

“아줌마, 나 진짜 너무 무서워요. 준혁 오빠가 나 진짜 버리고 가면 어떡해요? 진짜 나 필요 없다고 하면 어떡해요?”

임씨 아주머니가 임세희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아가씨, 준혁 도련님은 잠시 이혼을 미뤘을 뿐이에요. 두 사람을 이혼하게 만들 방법은 많습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일단 참고 지켜보는 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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