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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저 사실 결혼했어요

성혜인은 이마에 붙어 있는 앞머리를 뒤로 넘겼고 눈빛은 맑고 투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녀가 내뱉는 발음은 정확했고 온화한 미소마저 지어 보이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대표님, 제가 자기소개를 다시 할게요. 저는 실내 디자이너 페니라고 해요. 대표님께서 보고 계신 작품도 제가 디자인한 거예요.”

반승제의 발걸음은 그대로 멈췄고 몸은 경직되어 있었다. 자신이 환청을 들은 건 아닌지 싶었다.

성혜인은 그가 자신이 내민 손을 잡지 않는 것을 보고는 자연스레 손을 거두었다.

“전에 몇 번이고 대표님과 미팅을 잡으려고 하였지만 별로 흥미가 없는 줄 알았는데 아직도 제 작품 사진을 갖고 계시네요. 혹시 생각이 바뀌셨나요?”

그녀는 막힘없이 말하였다.

“만약 그런 거라면 저도 대표님에게 보상할 기회가 생긴 거네요.”

반승제 이십몇 년 생활에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실내 디자이너?

그는 고개를 숙여 손에 쥐어져 있는 사진 말미에 있는 디자이너 이름과 일렬번호들을 빤히 쳐다보았다.

Penny.

영어 문자로 정갈하게 쓰여져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두 사람 대화들을 떠올린 그는 머리가 지끈 아파왔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오해였다고?

남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고 손에 사진을 꼭 쥔 채 다시 몸을 돌려 소파에 앉았다.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고 이어서 심인우의 목소리도 함께 들려왔다.

“대표님, 여자분이 입을 옷을 가져왔어요.”

성혜인은 자신을 위해 준비해 놓은 옷이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심인우가 다시 한번 노크를 하려고 하였지만 이미 문은 안에 있는 사람으로 인해 열려 있었고 온몸이 물에 젖은 여인이 목욕 타올을 걸치고 있는 게 보였다.

심인우의 눈빛은 충격 그 자체였다. 안 그래도 갑자기 미팅을 중단하는 바람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몰려들어 대표 옆에 있던 여자가 누구냐고 물었기 때문이다.

심인우도 여기저기서 그녀가 자신의 대표한테 여보라고 했다는 무성한 소문을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멍하니 있다가 급히 봉투에 있는 것을 건네주면서도 눈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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