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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남편 직업 뭐에요?

“제 남편은 엔지니어예요.”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한 그녀는 태연하게 말을 이어갔다.

“결혼 생활은 두 사람이 같이 하는거라고 생각해요. 한 사람만 노력하면 안 되죠.”

그녀는 반승제 쪽으로 커피를 건네며 온화하게 웃었다.

“돈벌이는 많지 않아도 책임감 있는 사람이에요.”

성혜인은 지금 자신이 생각하고 있었던 남편 될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억지로 연상시켜 말하고 있었다.

반승제는 그 어디로 보아도 그녀가 원하는 조건과는 멀어 보였다.

“그러는 대표님도 결혼하셨다고 방금 들은 거 같은데요. 와이프는 어떤 사람인가요?”

성혜인은 고객과의 뉴대감을 위해서 화제를 찾아서 말한 것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이름도 생긴 것도 몰랐다. 그러는 그가 어떤 대답을 할 수 있겠는가.

반승제가 눈썹을 치켜들더니 있는 그대로 말하였다.

“나도 몰라.”

하지만 이혼은 계속 미뤄지고 있는 상태이다. 이혼 합의서까지 성씨 집안에 보냈지만, 그녀는 아무런 미동도 없다.

그녀는 뭘 기다리고 있는 걸까?

설마 반가의 집안에서 기생충처럼 붙어 있으려는 작정은 아닌지 의심이 갈 정도였다.

성혜인은 그의 솔직한 대답에 당황하였지만, 때마침 웨이터가 가져온 음식 덕분에 화제 전환을 할 수 있었다.

“호텔의 베어틴 셰프도 예술 애호가게요. 제일 대단한 건 그 예술을 음식에 담아둔거구요.”

정갈한 요리가 눈앞에 놓여졌다. 화려한 색상은 자칫 잘못 보면 어지러워 보일 수 있으나 서로 조화를 이루어 신비로웠다.

“대표님, 드세요.”

성혜인은 눈앞이 점점 더 흐려왔고 한시라도 빨리 이 대화를 끝내고 병원으로 가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생각과 달리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위병이 있다는 건 어떻게 알았지?”

그녀가 잠시 멈칫하였다.

“대표님이 일 중독자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러면 식사를 제때 못 챙기는 건 당연한 거고요. 한마디로 대표님 상황으로 맞춰본 거에요.”

사실 그녀는 그의 할아버지와 연락할 때 반태승이 그녀에게 한 말이었다. 일 중독이라 자주 위병이 발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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