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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이건 제 불찰이에요

“알겠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얌전히 당하고 있지는 않을 테니까.”

반승제는 성혜인 얘기를 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반승제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백연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곧 투자 유치를 시작하는 성씨 집안도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쉽게 BH그룹이 가져다줄 수 있는 이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에 자꾸 잔소리하게 되었다.

통화를 끝낸 반승제는 덤덤하게 휴대전화를 내려놨다.

“10분이면 된다고 했나? 오늘은 뭐가 궁금해서 찾아왔지?”

성혜인은 방금 전의 통화 내용에 신경 쓰지 않고 할 말만 했다.

“오늘은 반 대표님의 미래 계획을 물어보려고 찾아왔어요. 대표님의 애인은 어떤 취미가 있어요? 독서 혹은 요가? 그리고 자녀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실내 디자인은 집주인의 습관에 따라 만들어야 했고 성혜인이 물은 것은 펜션의 구조를 좌우지할 것이다.

반승제는 성혜인의 질문에 약간 멈칫했다. 애인이라는 질문에 문뜩 떠오른 사람은 애인이 아니었고, 아이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문제라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반승제는 생각하다 말고 성혜인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성혜인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바로 알아차리고 대답했다.

“저는 피임약을 먹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커피를 들고 들어오다가 이 말을 들은 심인우는 순간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그는 겨우 중심을 잡고 성혜인을 바라봤다.

성혜인은 그가 여자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꿔줬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반승제를 보자마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반승제와 하룻밤을 보내고도 이토록 덤덤할 수 있는 여자는아마 그녀 한 명뿐일 것이다.

성혜인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 아닌 상대를 아예 매력적인 이성으로 생각하지 않는 듯한 태도였다.

자고로 남자는 이 부분에 타고난 승부욕이 있어서, 반승제는 자신의 기술에 문제가 있는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반승제는 소파에 기대더니 이내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성혜인은 마치 싸늘한 분위기를 느끼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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