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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형부

빠른 사과에 반승제는 말문이 막혔다. 그는 성혜인과 대화를 할 때마다 속이 꽉 막히는 것만 같았다.

“그럼 저는 오늘 펜션에 방문했다가 설계도를 그려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정확한 공사 일정은 설계도가 통과된 다음 다시 잡죠.”

반승제는 짧게 대답하고 더 이상 그녀를 바라보지 않았다.

사무실 밖으로 나온 성혜인은 한 여자가 커피를 들고 다가오는 것을 발견하고 옆으로 비켜섰다.

화려한 옷에 정교한 메이크업을 한 여자는 성혜인의 곁을 지나칠 때 일부러 휘청거리면서 그녀를 향해 커피를 전부 쏟아부었다.

옅은 색의 정장을 입은 성혜인은 당연히 밖으로 나갈 수 없는 몰골이 되었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저급한 수를 부리는 여자를 바라봤다.

여자는 눈썹을 찡긋거리더니 놀란 척하며 입을 가렸다.

“죄송해요. 제가 젖은 손수건으로 닦아줄게요.”

성혜인은 그녀의 명찰을 바라봤다.

‘윤선미... 혹시 윤씨 집안 사람인가?’

윤선미는 자신이 이렇게까지 말했으니, 상대가 당연히 예의상 거절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성혜인은 가만히 서서 미소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그럼 깨끗하게 부탁드릴게요.”

윤선미의 표정은 굳어지더니 이내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성혜인이 반승제의 사무실로 들어간 순간, 그녀는 일부러 이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절대닦아지지 않을 진한 색의 커피를 만들었다.

일이 자신의 계획대로 되지 않은 것을 보고 윤선미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무래도 손수건으로는 닦이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럼 다른 방법을 생각해 봐요. 정 안 되면 제가 입고 나갈 수 있는 새 옷을 준비하던가요. 제가 워낙 급한 일이 있어서 도무지 집으로 돌아가 옷 갈아입을 시간이 없어서요.”

윤선미의 안색은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그녀는 눈앞의 여자가 참 눈치 없다고 생각했다.

비서실의 다른 직원들은 윤선미가 골탕 먹는 것을 보고 비웃기도 하고 수군거리기도 했다.

윤선미는 BH그룹에 새로 온 인턴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집안을 믿고 아주 기세등등했다.

자신의 사촌 언니 윤단미가 BH그룹 대표가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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