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스크린이 빠른 속도로 몇 번 깜빡이었다. 곧, 주요 시장의 실시간 데이터가 화면에 다시 나타났다.이때, 2차 시장은 극심한 동요 상태에 빠져 있었다. 앞서 한세븐 펀드가 500억 달러를 대량 매도하여, 2차 시장을 마치 다리가 부러진 절뚝발이로 만들어 절벽 아래로 거침없이 추락하게 했다.그리고 그 뒤를 이어 X시에서 온 자금이 2차 시장의 뒤통수를 무자비하게 차버려, 2차 시장은 단시간 내에 붕괴될 조짐을 보였다.그 이후, 2차 시장이 거의 절벽 아래로 추락할 뻔한 위험한 순간에 거래 마감 시간이 도래했다. 정확히 30분 동안 모든 거래가 시스템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시스템은 결산 절차를 시작했다. 이 30분은 2차 시장에게 숨을 돌릴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월가와 같은 세계 최대의 자본들에게는 단 30분이면 충분했다. 그들은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최고의 팀을 가졌으니까. 한편, 거래가 다시 시작되자마자 퀀텀펀드는 방향을 급격히 바꾸어 2차 시장에 직접 투자했다. 또한, 퀀텀펀드와 뒤를 이은 것은 마찬가지로 거대한 자금이었으며, 그 자금은 바로 홀딩스 주식회사의 자금이었다.“지난 3년 동안, 우리는 2차 시장에서 60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습니다.” 홀딩스 주식회사의 이사장인 더글러스는 사무실에서 냉정하고 사나운 눈빛으로 고위 관리들을 바라보며 탁자를 치며 말했다. “지금까지 홀딩스 주식회사는 2차 시장에 1800억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방금의 하락으로 우리는 이미 2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보았고요. 따라서 어떻게 해서든 이진기가 성공하게끔 두고 봐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월가에서 가장 먼저 쓰러질 것은 우리니까요. 그래서 저는 즉시 모든 주주들을 만나 최대한의 자금을 동원해 시장을 구할 것을 요청 드리는 바입니다. 다른 이들은 신경 쓰지 않겠지만, 우리는 행동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2차 시장이 붕괴하면 우리가 가장 먼저 희생될 것이기 때문입니다.”이때, 회의실 문 쪽에 앉은 아시
더글러스의 구두 소리가 바닥에서 딱딱 울리며 점점 가까워졌다. 모리스의 곁에 도착하자 그 소리는 그제서야 멈췄다. 이윽고 더글러스는 손으로 모리스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당신 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세요. 홀딩스 주식회사는 모리스 씨에게 맞지 않아요.”말을 마친 더글러스의 발걸음 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점점 멀어져 갔다. 그 소리는 결국 회의실 문이 닫히는 소리로 끝났다.퍽-모리스는 주먹을 불끈 쥐고 회의 탁자를 세게 내리쳤다. 모리스의 표정은 흉포하게 일그러졌고, 모리스의 눈동자는 원망과 증오로 가득 찼다.“이진기! 너 때문에 내 평생 최대의 수치를 맛봤어. 널 절대,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어!”한편, X시.“매수 세력과 매도 세력이 대치하고 있어.” 이진기가 미간을 찌푸리며 천천히 말했다.대형 스크린 위, 그래프는 심하게 위아래로 요동쳤지만 분명한 상승이나 하락 추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 본 이진기의 얼굴은 점점 더 심각 해졌다.그때, 진 잭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퀀텀펀드와 홀딩스 주식회사가 결단력이 꽤 있네. 계속해서 자금을 투입하여 시장을 구하려 하고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아직 관망 중이라는 점이야. 전반적으로 그들은 여전히 몇 년 동안 미친 듯이 상승한 2차 시장이 그렇게 쉽게 붕괴될 것이라고 확신하지 않기 때문에 관망하는 것 같애. 그렇기에 우리는 계속해서 매도를 해야 해. 물론 외압이 크겠지만 말이야.”이 말을 들은 이진기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팀의 노련함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특히 펀드 팀에 대한 요구는 정보 수집, 분석, 처리 등 모든 분야에서 매우 높으며, 어느 한 영역에서도 약점이 있어서는 안 된다.그러나 다행히도, 이렇게 긴 시간 동안의 훈련과 교육을 거친 이 팀은 계속해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고 있었다.“이전에 준 500억 달러 중 지금 얼마나 남아 있지?” 이진기가 물었다.“시장 개장 후 계속해서 매도하고 있어. 현재 대략 27
지휘실 내의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다.맹유훈이 제안한 것은 단지 하나의 제안에 불과했지만, 이진기가 이전에 내린 명령은 홀딩스 주식회사의 시장 구제 시도를 막는 것이었다. 그러나 맹유훈이 제안한 것은 상대방이 시장을 구제하는 것을 그냥 두는 것뿐만 아니라, 이미 체결된 거래를 홀딩스 주식회사에 팔자는 것이었다. 이는 매우 큰 위험을 수반하는 행동이었다.결정 자체가 리스크가 큰 것은 물론, 한번 잘못 다루면 한세븐 펀드가 2차 시장에서 구축한 우위가 순식간에 사라질 수도 있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결정이 맹유훈 자신에게도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한편, 진희 내부에서는 아무도 이진기의 결정을 의심하지 않았다.이진기는 진희의 창립자일 뿐만 아니라, 작은 무명의 회사를 국내 민간 기업의 항공모함 수준으로 이끌어 온 사람이었다. 그래서 진희 내부의 일반 직원이든 고위층이든, 이미 이진기의 말이 법이라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지위나 기타 모든 면에서, 이진기는 진희 내에서 논쟁의 여지가 없는 왕 그 자체였다.하지만 맹유훈은 진희에 갓 합류한 후 바로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다. 새로운 팀에 들어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위치가 중요하다.신입 고위직으로서 말한 첫 제안이 사장의 결정을 의심하는 제안이라면 지혜로운 대처는 아니었다.이진기는 말이 없었다. 그 모습에 진 잭 등 다른 이들은 제대로 숨쉬지조차 못했다. 그러나 그들과는 반대로 맹유훈은 말을 마친 후 조용히 한쪽으로 서서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말할 자격조차 없는 주세원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맹유훈을 바라봤다.이전에 허웅 앞에서도 맹유훈은 단순한 부하가 아닌, 말할 권리가 없는 협력자일 뿐이었다. 허웅도 이를 부인한 적이 없다. 그러나 맹유훈이 진희에 합류한 이후로는 말 한마디에도 사람들의 추측과 의심을 받아야 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아마 몇 초일 수도 있고, 몇 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윽고 이진기가 갑자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습니다. 맹유훈의
정책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그건 바로 자본 시장이다. 특히 M국 연X 준비은행의 정책과 M국 자본 시장은 더더욱 그렇다. M국 연X 준비은행이 재채기를 하면, 다른 사람들이 소리를 듣기도 전에, M국 자본 시장은 이미 감기약을 팔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 세계가 진희 자본과 월가 자본의 대결을 주목하면서, 그들은 M국 연X 준비은행의 정책을 더욱 주의 깊게 지켜보고 민감하게 반응했다. 공고가 발표되자마자, 자본 시장은 큰 호재로 인해 급반등하기 시작했다.이전에 한세븐 펀드가 결합한 X시 자본의 거대한 공매도 압력으로, 전체 서브프라임 대출 시장은 충격을 받아 패닉 상태였었다. 그 후, 퀀텀펀드와 홀딩스 주식회사의 구제 행위로 시장의 신뢰를 다소 회복시키긴 했었다.그러나 M국 연X 준비은행의 공고가 발표되자, 서브프라임 대출 시장은 즉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반발 심리와 호재 정책의 자극으로 서브프라임 대출 시장은 빠르게 회복되었고, 이전에 이진기 때문에 하락세를 보이던 시장은 단시간 내에 급속도로 회복되었으며, 심지어 그 이상으로 상승했다.“진기 사장님, 현재 서브프라임 대출 시장 지수는 19800으로, 우리가 처음 투자했던 19500보다 300 더 올랐습니다.”십여 분 후, 이진기와 맹유훈이 향후 계획을 논의하는 중, 위현이 들어와 보고했다.이진기는 스크린을 한 번 보고,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우리의 자금 상황은 어떻습니까?”“별로 좋지 않습니다.”위현은 모든 핵심 데이터를 꿰뚫고 있었기에 단호하게 대답했다. “장 개시 전, 우리의 총 자본은 2292억 달러였습니다. 다우존스 시장에서 빠르게 철수했음에도 불구하고, 4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고, 그중 150억 달러는 봉쇄 전 결산 거래의 손실로, 불가피한 손실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전략적 철수가 적절했기 때문에, 서브프라임 대출 시장에서는 손실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38억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따라서 현
같은 시각 X시, 곽씨 가문의 빌라 내부.소규모 거실 안은 연기로 자욱했다. 이 작은 거실에는 평균 나이 60대인 네 명의 남성이 앉아 있었다. 하지만 이 네 명의 남성은 X시의 60% 이상의 경제력을 대표하며, 그들이 발을 구르면 X시가 세차게 흔들릴 정도였다. 이가성과 허씨 가문을 제외하고, X시 경제 피라미드의 최정상급 세력은 모두 이곳에 모여 있었다. 그 중에서도 곽진규는 가장 위쪽에 앉아 있었다. 곽진규는 손에 든 시가의 재를 툭 털고,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이내 웃으며 침묵을 깨고 말했다. “여러분, 우리가 이미 베팅할 곳을 결정했으니, 이제 이진기를 전적으로 신뢰해야 할 차례입니다.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고, 사실 우리 모두 방금 2차 시장 조치에서 조금의 용돈을 벌었잖아요? 그런데 왜 이렇게 침울하죠?”곽진규 옆에 앉은 표치수, 표치수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규 가주님, 이진기의 능력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반신반의하거나 불신하는 것이라면 이 자리에 앉아 있지도 않았겠죠. 하지만 문제는 지금 이진기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다음에 무엇을 할지 우리가 전혀 모른다는 겁니다. 이진기가 서브프라임 대출로 진입하라고 하면 진입하고, 나오라고 하면 나오는, 우리는 마치 목적 없이 따라가는 병사들처럼 느껴집니다. 이건 협력자에 대한 태도가 아니죠.”곽진규는 다른 사람들의 표정을 보고는, 아무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분명 모두들 표치수의 의견에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이때, 잠시 미간을 찌푸렸던 곽진규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우리 모두 나이가 있고, 금융 시장에서는 빠른 반응과 시장 동향에 대한 이해가 요구됩니다. 우리는 젊은이들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이진기의 지시가 오면 우리는 그것을 잘 수행하면 됩니다. 이게 우리가 이진기보다 못하다는 뜻은 아니며, 무질서한 병사들이라는 의미도 아닙니다. 우리가 협력한다면, 각자 자신의 장기를 살려서 책임져야 합니다. 치수 가주님, 다시 말하지만 치수 가주님께서 직접 지휘한
국가의 임무를 수행하게 위해 H국 내부에는 일반 시민들에게 일반적인 은행 업무를 제공하지 않는 특수 은행들이 여럿 존재한다. 이런 특수 은행에 대해서 일반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한다.하지만 X시의 명문가들에게는 수출입은행과 국가 발전은행은 그리 생소한 기관들이 아니다.SH은행은 주로 H국 내에서 다른 나라와 지역에 대한 대출 업무를 담당하는데, 이는 국제적 영향력을 높이고 지정학적 이점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금융 은행의 역할을 한다. 주로 다른 국가에 자금을 대출하는 업무를 전문으로 한다.그리고 H국 산업 은행은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은행이다. 이 은행의 업무는 더욱 종합적이고 체계적이며, 그 권한도 상응하게 더 크다.특히 외환 보유 권한을 가지고 있어 일부 Y은행의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몇 안 되는 특수 은행 중에서 산업 은행은 가장 높은 지위를 차지한다.따라서 이진기와 하문혁의 통화는 영상 통화에 참석한 모든 이들을 안심시켜 주었다.물론 이들도 이진기가 지방, GJ시 쪽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태도나 계획이 나오지 않아 마음을 졸이고 있었던 상태였다. 그러나 이제 보증을 해주었으니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알겠습니다, 문혁 책임자님. 그럼 제 지시를 기다려 주세요.”이진기는 말을 마치고 일단 전화를 끊은 뒤 비디오 속 X시의 선배님들에게 말했다. [여러분, 이제 안심이 되십니까?]그러자 표치수가 웃으며 말했다. “진기 씨, 사실 우리가 당신을 믿지 않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큰 일은 좀 더 신중을 기할수록 좋잖아요? 맞죠?”이진기가 웃으며 대답했다. [당연하죠. 저도 여러분들의 걱정을 이해하는 바입니다. 사실 제가 직접 X시에 가서 여러 선배님들을 만나 뵙고 조언을 듣는 게 맞았을 텐데요. 하지만 세속적인 일에 얽매여 제대로 된 시간을 갖지 못했고, 우리의 적들도 우리에게 휴식을 주려 하지 않아서, 많은 일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선배님들, 부디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이
흰머리수리는 M국의 국조로서, M국을 상징하는 것으로 흔히 여겨진다. 따라서 이진기가 이번 작전의 이름을 독수리 사냥으로 정한 것은 이진기의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이진기는 월가나 퀀텀펀드와 이미 충분히 오랜 시간 얽혀 있었기 때문에, 이번이 최종 승부를 가를 결전이 될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이진기가 명령을 내린 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진해시와 X시에서 동시에 발행된 총 1600억 달러가 대서양을 건너 M국의 서브프라임 시장으로 쇄도했다. 당시 서브프라임 시장은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었고, 반등하는 분위기에 젖어 있었기에 이진기의 재공격을 모두 예상치 못했다. 이번 공격의 위력은 모두의 상상을 초월했다. 서구 특히 M국의 금융시장에서는 상승과 하락을 나타내는 색이 국내와는 반대다. 국내에서는 빨간색이 상승, 초록색이 하락을 의미한다. 그러나 M국에서는 초록색이 상승, 빨간색이 하락을 의미한다. 이 1600억 달러가 서브프라임 시장에 짐승처럼 돌진하자, 시장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렸다. 1초전에는 초록색이었지만 1초 후에는 모든 숫자가 피의 붉은색으로 변해 하락했다. 그리고 하락폭은 점점 커져만 갔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대량 매입하던 퀀텀펀드와 홀딩스 주식회사였다. 이 두 회사의 지분은 순식간에 크게 줄어들었다. 가장 큰 손실을 본 것은 시장 회복을 보고 뒤늦게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이었다. 이렇게 큰 자본의 대결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사실상 희생양에 불과했고, 잘못된 선택을 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이번에 1600억 달러가 시장에 들어와 매도하면서, 서브프라임 시장의 지수는 500포인트나 급락했으며, 이는 시장 개장 이래 최악의 주식 대재앙으로 불릴 만했다. 급격한 하락 속에서,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마치 벼랑 끝에 선 개미처럼, 발 아래의 거대한 바위가 굴러 떨어져도, 절망적인 비명을 질러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사후 추정
양측이 현재의 가격선에서 잠시 안정을 찾았다. 서로가 서로를 죽이려 하고 있으나, 결국은 어느 쪽도 상대방을 제압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자금은 마치 수도꼭지에서 물이 터지듯 미친듯이 쏟아졌다. 내 주문을 너가 삼키고, 너의 주문을 내가 소화한다 고나 할까. 이진기가 이전에 말했듯이, 이런 규모의 자금이 일단 충돌하면 아무리 화려한 기술적 조작도 의미가 없다. 남은 것은 누가 더 탄탄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는 것뿐이다. “추가로, 200억 달러.” 이진기가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가격을 좀더 낮추세요. 현재의 교착 상태를 반드시 깨야 합니다.”“하지만 이렇게 하면 우리의 예비 자금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퀀텀펀드와 홀딩스 주식회사도 같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진기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지금은 그런 걸 고려할 시간이 없습니다. 현재 서브프라임 시장은 마치 당황한 닭장과 같습니다. 닭들은 공포에 질려 있죠. 우리는 이들의 내면의 공포를 자극해야만 닭장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황이 교착될수록 우리에게 불리합니다.” 맹유훈은 한숨을 쉬며 머리를 끄덕였다. 맹유훈도 이진기의 결정이 옳다고 생각했다. 이윽고 200억 달러가 시장에 투입되었다. 이 200억 달러는 겨우 균형을 유지하던 저울에 마지막 작은 추처럼, 비록 작은 무게 변화일지라도 전체 시장의 추세를 한세븐 펀드 쪽으로 기울게 만들었다. 돈을 태운다. 이게 바로 진짜 돈을 태우는 것이다. 아니, 이진기가 지금 돈을 쓰는 속도는 돈을 진짜로 태우는 것보다도 빨랐다. 매 초마다 수십억 단위의 자금이 흘러 나가고 있었다. 1억 달러의 현금을 태우려 해도 몇 시간이 걸릴 것일 텐데, 이 돈을 사용하는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원래 혼란스러웠던 서브프라임 시장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고, 이 혼란 속에서 자금은 이익을 추구하고 위험을 회피하는 본능적인 선택을 하기 시작했다. 일단 이 자금들이 철수하기 시작하면, 현재 시장을 지지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