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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연아 아가씨, 남아서 밥 먹고 가지 그래요. 어르신께서 아가씨가 오는 걸 보시고, 제게 큰 주방에 가서 음식 7, 8개를 추가하라고 하셨어요. 만약 아가씨가 그냥 가시면 모든 음식들을 낭비하게 될 거에요.”

페이버는 항상 부지런하고 검소한 사람이라 낭비를 싫어했다.

“나랑 같이 밥 안 먹으면 내일부터 단식투쟁 할 거야!”

민씨 어르신은 지팡이를 짚고 쓸쓸한 뒷모습으로 거실을 향해 걸어갔다.

“할아버지는 디저트를 안 드시는 게 제일 좋아요!”

연아의 말에 민씨 어르신은 순식간에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서서 중얼거렸다.

“양심 없는 계집애, 양심이 없어......”

“먹기 싫으면 먹지 마. 어차피 너처럼 양심 없는 계집애 때문에 이미 화났어. 조연아는 양심도 없고, 할아버지를 사랑하지 않고 효심도 없고......”

입술을 오므린 조연아는 속이 상한 민씨 어르신의 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 그녀가 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일부러 주방에 음식을 더 하라고 말했다니......

머리를 숙이고 있는 민지훈의 낮은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나 때문에 도망가겠다고?”

민지훈 때문에? 도망간다고?

그럴 리가?

조연아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앞에 있는 민지훈을 노려보며 말했다.

“할아버지, 같이 밥 먹을 게요! 그러니 기분 푸세요!”

민씨 어르신은 조연아가 남겠다고 말 하자, 즉시 투덜거림을 멈추고 기뻐했다.

조연아는 그 모습을 보며 같이 웃었다.

이어서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며 옆에 있던 민지훈에게 말했다.

“할아버지를 위해 여기 있는 거지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조연아는 또 한 번 민지훈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지만 남아서 그와 함께 식사를 한다고 말했기에, 설령 칼로 그의 가슴을 수만 번 찌른다 해도 상관없었다.

“할아버지, 조심하세요.”

조연아는 민씨 어르신을 매우 걱정했다.

할아버지는 너무 기쁜 나머지 지팡이를 손에서 놓고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그 모습을 본 페이버는 재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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