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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말릴 틈도 없이 벌컥 문을 연 추연이 안방 이곳저곳을 훑어보았다.

작은 스피커와 충전기가 바닥에 떨어져있는 것을 제외하곤 멀쩡한 방안.

민지훈이 아니라는 걸 발견한 조연아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 다행이다...’

“별거 아니라고 말했잖아요. 뭐 떨어진 거라니까.”

“그래. 뭐, 별일 없으니 다행이고. 난 또 도둑이라도 몰래 숨어들었나 했지.”

어딘가 찜찜하긴 했지만 딱히 물증이 없으니 추연과 조연준은 다시 돌아섰다.

“그래, 연준이 말이 맞아. 너... 그냥 이모랑 같이 사는 건 안 되겠니?”

“이모, 저 괜찮아요. 여기 나름 고급빌라예요. 외부인들은 함부로 들어오지도 못한다고요. 괜찮을 거예요.”

‘차라리 도둑이었으면 좋겠네. 옷장속에 이혼한 전남편이 있다는 걸 들켜봐. 어휴, 골치 아퍼.’

그 뒤로도 두 사람의 잔소리 세례를 한참 동안 들은 뒤에야 조연아는 겨우 둘을 배웅하는 데 성공했다.

“조심히 가세요, 이모.”

이 인삿말을 마지막으로 드디어 현관문이 닫히고...

이제 드디어 끝이라는 생각에 조연아는 다리에 힘이 풀릴 지경이었다.

겨우 마음을 추스른 그녀가 돌아서려던 그때, 커다란 그림자가 불쑥 나타나더니 바로 조연아를 벽으로 제압했다.

“들키는 게 그렇게 무서워?”

언제 들어도 매력적인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그럼.”

조연아가 민지훈의 가슴팍을 퍽 밀쳐냈다.

“우리 두 사람 이혼한 사이잖아. 전 남편이 내 집 안방에 있다는 걸 들켜봐. 내 해명 따윈 먹히지도 않겠지.”

“왜? 왜 그렇게 나랑 선 긋고 싶어서 안달인 건데.”

불쾌함이 깃든 표정의 민지훈이 그녀의 턱을 부여잡았다.

“당신이 원하는 거 아니었어? 이제야 원하는대로 해주겠다는데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니야?”

“하, 마음이 바뀌었어. 이제 나한테서 벗어날 생각하지도 마.”

‘도대체 무슨 수작인 거야...’

그리고 다음 순간, 묘한 표정을 짓던 그의 입술이 내려앉고...

뜨거운 키스에 잠잠한 호수면 같던 그녀의 마음에 다시 파도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잠시 후, 어디선가 불어온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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