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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한편, 바로 송진희의 목소리를 알아들은 조연아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방금 전까지 그를 밀어내던 모습이 무색하게 민지훈의 목을 끌어안고 달콤하게 속삭였다.

“선택해. 내 옆에 있을 건지... 자살시동을 벌이는 약혼녀 곁으로 갈 건지.”

‘또... 연기를 시작하는 건가?’

역시나, 송진희는 조연아가 던진 미끼를 바로 덥석 물었다.

“민지훈! 너 지금 어디야? 왜 여자 목소리가 들려!”

그 질문에 대답없이 통화를 마친 민지훈은 침대에 누운 조연아를 빤히 바라보았다.

“잘자.”

이 말을 마지막으로 일어선 민지훈은 부리나케 빌라를 나섰다.

쾅.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왠지 메아리가 되어 조연아의 가슴을 울리고 또 울렸다.

“하.”

침대에 누운 조연아가 피식 웃었다.

“1년이나 지났는데... 민지아 넌 여전히 그대로네. 성장이 없어, 성장이.”

예전에도 이런 식이었다. 조금이라도 민지훈과 함께 할라치면 아프다, 힘들다 온갖 핑계로 그를 불러가곤 했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조연아는 실망하고 슬퍼하며 밤새 돌아오지 않을 그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뭐 물론 지금은 아니지만.

‘내가 민지아한테 고마워하게 될 줄은 몰랐네... 민지훈한테서 어떻게 벗어나면 좋을지 정말 난감했었는데.’

킁킁.

공기속에 여전히 민지훈의 향기가 남아있는 것 같아 불쾌해진 조연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

깊은 밤, 새카만 차량이 도시를 빠르게 내달렸다.

“선택해. 내 옆에 있을 건지... 자살시동을 벌이는 약혼녀 곁으로 갈 건지.”

연기라는 걸 알면서도 달콤한 목소리로 묻던 그녀의 말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당연히, 조연아 곁에 있고 싶다였다.

밤마다 그리워했던 여자가 다시 살아서 돌아온 것보다 더 애틋한 일이 있을까?

1분 1초도 그녀의 곁에서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민지훈과 조연아는 함께 자리를 뜬 오늘, 민지아가 정말 죽기라도 한다면 조연아는 다른 여자 남자를 빼앗은 천하의 나쁜 사람이 되어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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