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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너... 지금 뭐라고 그랬어?”

조연아의 손목을 잡은 민지훈의 눈동자가 슬픔에 잠겼다.

‘어떻게... 죽는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해. 그것 때문에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백 번, 천 번을 물어도 내 답은 똑같아. 난 당신 사랑하지 않아. 앞으로 사랑할 일도 없고. 예전의 그 조연아는 이미 죽었...”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민지훈의 거친 키스속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눈이 휘둥그레진 채 주먹으로 그의 가슴을 내려치던 조연아는 민지훈의 입술을 꽉 깨물었다.

“윽...”

고통에 민지훈이 살짝 입술을 뗀 사이 조연아는 바로 거칠게 그를 밀어냈다.

“하.”

입가에서 흐르는 피를 닦아낸 민지훈이 애원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내가 네 몫까지 사랑할게. 그러니까 제발...”

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차는 임천 별장으로 도착하고 오민은 눈치껏 말없이 차에서 내렸다.

한편,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오니 1년 전, 눈오던 그날 밤의 광경이 떠올랐다.

민지훈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은 조연아는 일단 차에서 내리기로 했다.

볼에 찬 밤바람이 스치니 답답함이 조금은 가시는 듯했다.

깊은 한숨을 내쉰 그녀가 만두에게 전화를 걸려던 그때, 누군가 그녀의 휴대폰을 빼앗더니 아예 꺼버리기까지 했다.

뭐, 이런 짓을 벌일 사람은 민지훈뿐이었다.

“그냥 여기서 지내.”

‘뭐지? 1년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그 차갑던 사람이 도대체 왜?’

하지만 민지훈의 심경의 변화가 어떠하든 지금은 전부 부질없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는 그녀가 피식 웃었다.

“여기서 지내면 뭐? 그럼 뭐가 달라질 것 같아? 아니야. 그래. 인정해. 당신은 내가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다 바쳐 사랑했던 사람이야. 하지만 그 감정들 전부 이젠 과거형일 뿐이야. 우리가 다시 잘될 가능성은 전혀 없어. 그리고 나 이제 결혼할 거야. 그러니까 더 이상 귀찮게 들러붙지 마.”

“결혼?”

앞으로 성큼 다가선 민지훈이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누구 마음대로. 누구랑 결혼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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