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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

그리고 혼자 남겨진 고주혁은 그를 둘러싼 기자들을 상대하느라 진땀을 빼야했다.

언론에도 자주 모습을 보이는 고주혁은 업계의 유명인사였다. 그런 그가 스타엔터 전속 법률 고문을 맡았다는 기사가 돌면서 선남선녀인 고주혁과 조연아의 사이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민지훈과 조연아를 잡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꿩 대신 닭이라고 했던가. 기자들은 이때다 싶어 질문을 쏟아냈다.

“변호사님, 혹시 조연아 대표님 픽업 오신 겁니까?”

“일정도 바쁘실 텐데 특별히 공항까지 마중오신 건 두 분의 사이가 그만큼 각별하다는 뜻일까요?”

“그런데 조연아 대표님은 지금 어디 계시죠? 설마 민지훈 대표님과 함께 가신 겁니까?”

쏟아지는 질문에 가뜩이나 심란한 고주혁이 대답했다.

“여러분, 지금 제 차를 막고 계시는 건 알고 계십니까? 요즘 로펌에 새로운 인턴 몇 명이 들어왔는데 연습용 사건을 제공해 주실 분 계십니까?”

친절한 목소리지만 어딘가 협박이 담긴 말투에 기자들은 어색한 얼굴로 서로 눈치만 보다 공항 경호원들이 다가오자 부랴부랴 자리를 떴다.

한편, 도시를 질주하는 민지훈의 차, 그 안은 무거운 정적만 감돌 뿐이었다.

창밖을 바라보는 조연아는 차에 탄 뒤로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말해 봤자 곱게 내려줄 사람이 아닌 걸 알고 있으니 괜한 힘을 빼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런데...

‘뭐야? 여긴 별장으로 가는 길이잖아?’

상황이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자 그제야 조연아가 고개를 홱 돌렸다.

“뭐야. 여긴 우리 집으로 가는 방향 아니잖아.”

“누가 그래? 내 집이 곧 네 집이지.”

능글맞은 표정을 보고 있자니 조연아는 속에 천불이 일었다.

‘등이 아니라 머리를 다친 거 아니야? 안 어울리게 왜 이래.’

“됐고. 오 비서님, 차 세워주세요.”

“연아 씨, 두 남성분 사이에 끼인 연아 씨를 구해 준 게 저희 대표님 아닙니까? 그 성의를 봐서라도...”

오민의 설명에 조연아가 민지훈을 향해 고개를 홱 돌렸다.

“뭐야? 처음부터 당신 계획이었던 거지? 쿨한 척 돌아서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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