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51화

반 미터짜리 단검이 나천중의 목을 관통하는 순간.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고, 모든 사람은 감히 숨조차 내쉬지 못했다.

“으으으...”

바로 죽지 않은 천중은 최훌의 발악하는 듯 비명을 질렀지만 큰 소리를 내지 못하고 커다랗게 벌린 입 사이로 피를 토해내며 눈을 부릅 뜬 채 목덜미에 핏줄이 솟아올랐다.

천중은 이대로 죽는 게 달갑지 않았다.

믿기지도 않았다.

‘내가 이대로 이 자리에서 죽어버린다고? 세상에 어떻게 이런 여자가 있어?’

“쿵!”

결국 천중은 바닥에 그대로 쓰러졌다.

그 순간 현장에 비명이 울려 퍼졌다. 제일 높게 소리친 사람은 장해영이 아니다. 해영은 그저 다리가 나른해져 온몸을 부들거릴 뿐이었다. 터놓고 말해, 해영도 그저 몸을 팔아 위로 올라간 보통 여자다. 보통 여자가 사람을 죽이는 걸 봤을 리가 없다. 게다가 죽은 사람은 다름 아닌 그녀의 남자 친구고.

그 순간 가장 높게 소리친 건 다름 아닌 맹자준이다.

심지어 반쯤 미쳐 있었다.

나천중은 나씨 집안 장자인 데다, 나씨 가문은 상경 무도 가문 중 배후 세력이 가장 크다고 말할 수도 있다. 때문에 천중도 그동안 상경에서 제멋대로 하고 나니며 신호부 맹씨 가문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거다.

자준도 사실 천중의 세력을 등에 업고 임건우를 눌러 내리려는 목적이었다.

그런데 그 나천중이 이대로 죽어버리니 큰일도 이런 큰일이 없었다.

“감히 나천중을 죽여? 이 사람이 누군지 알기나 해? 나씨 가문 장자 나천중은 무도 종사 나필도의 아들이라고! 그런 사람을 죽였으니 넌 이제 끝장났어!”

자준은 표정이 일그러져 경고를 날렸지만 마지영을 보는 그의 표정은 마치 괴물을 보고 있는 듯했다.

그 말에 지영이 덤덤하게 웃었다.

“그래서 뭐? 내가 끝장난 게 아니라 너겠지!”

지영이 손을 휙 젓자 단검이 ‘쌩’하는 소리를 내며 쏜살같이 자준의 뒤에 있는 벽에서부터 날아왔다. 심지어 자준의 목과 1, 2센티 정도 남긴 거리에서 진동하면서 날아와 자준의 목에 작은 상처가 생겼다.

“아!”

“나 죽어, 나 죽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