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은 황급히 도망가는 그들을 더는 쫓아가지 않았다. 임건우는 건곤검을 공제하는 한편 의아한 표정으로 이월에게 물었다.“왜 안 쫓아가?”“지금 날 쫓아내는 거야? 그리고 너희들끼리 꽁냥꽁냥할려고?”이월이 냉소했다.“꼬시는 건 너지 내가 아니야. 쫓아도 네가 쫓아야 맞는 거지.”‘내가 여자를 꾄다고?’“알겠어. 내가 쫓아갈 테니까 나 대신 잘 돌봐줘.”공손 아가씨를 대신해 복수해 주겠다던 약속 때문에 임건우는 하는 수 없이 쫓아갔다.“난 시간 없는데? 네가 직접 챙겨.”임건우는 오리무중에 빠졌다. 도무지 왜 이월이 화가 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임건우는 마지못해 공손 아가씨를 배우에 앉혀놓은 후 다시 쫓아가려는 찰나 공손소희가 그를 제지하였다.“건우야, 쫓아가지 마.”“왜? 저들이 밉지 않아? 저들 때문에 목숨을 잃을 뻔했는데도?”“모두 나랑 동문이야. 죽일 놈들은 고작 한두 명뿐이고. 그리고 기란 선배는 대장로의 친손녀라서 문파에서 권력이 엄청 나. 저들도 반항할 수가 없어서 한패가 된 거지 사실 본성은 착해.”“하지만 난 본성이 악해 보였는데?”이월을 상대한 그 둘만 봐도 치가 떨릴 정도로 악해 보였다. 하지만 쫓아가기엔 이미 늦어버렸다. 하지만 상관없다. 약신곡에 가면 그때 다시 상대해도 늦지 않으니깐. 그리고 공손소희가 길을 안내하니 약신곡에 가는 길이 더욱 수월해졌다.“근데 건우야, 넌 왜 여기에 있는 건데?”공손소희가 물었다.“좀만 더 가면 약신곡 입구야. 외부인은 잘 모르는 곳이지.”임건우가 웃으며 말했다.“약신곡에 약을 구하러 왔어. 입구를 못 찾을까 봐 걱정했는데 덕분에 일이 잘 풀리것 같아.”공손소희는 당연히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 손기람이 동문 제자들을 꼬드겨 자신을 죽이려 들뿐만 아니라 그녀의 처음마저 빼앗으려 들었으니 그 누구라도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였다. 그녀는 반드시 이 모든 사실을 자신의 사부에게 알려주리라 마음을 먹었다....공손소희의 상처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특히 채찍으로 인
이월은 더 이상 참지 않고 물었다.“연애는 이제 그만하지? 날도 어두워지는데 안가?”임건우는 흠칫 놀라 창밖을 내다보았다. 놀이용 배는 전혀 미동이 없었다.“왜 배를 안 몬 거지?”이월이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난 뱃사공이 아니라 몰 줄 몰라.”놀이용 배의 모든 시설은 최고급이었다. 조종실은 선진적인 설비로 갖춰져 최고급 요트를 방불케 했다. 다행히도 임건우가 부잣집 아들이었을 적에 요트를 운전하는 법에 대해 배웠었다. 요트뿐만아니라 기동선 등 각종 교통수단도 모두 섭렵했는데 모두 그의 아버지인 임우진이 손수 가르쳐 주었다.쿵-모터가 굉음을 내더니 놀이용 배 아래에 있던 네 개의 프로펠러가 빠르게 회전하였다.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놀이용 배가 부두에 도착했다. 그들은 이미 약신곡의 영지에 발을 디뎠다. 하지만 배가 아직 기슭에 닿기도 전에 부두에 많은 사람들이 총칼을 들고 지키고 있었다.“음.”“상황이 심상치 않은데?”임건우는 창문을 통해 바깥 상황을 일일이 살폈다. 한편 이월은 의자에 앉아 발을 높이 들어 탁자 위에 놓았다. 그녀는 건방진 태도로 심드렁했다.“딱봐도 손기람이겠지 뭐. 먼저 일러바쳤나 봐. 대장로의 외손녀라 하지 않았나? 권력 있는 인물이니 무슨 짓이든 할 거야. 이거 용혈등을 순조롭게 가져가기는 어렵겠는걸?”임건우는 그녀를 보며 넋을 잃었다.“야, 너랑 얘기하는데 왜 멍하니 서 있어?”“손기람이 우리가 약신곡에 들어 못 가게 막을 텐데. 혹시….”이때, 동그란 검은 공 열 몇 개가 갑자기 배 안으로 던져졌다.“폭탄이다!”“빨리 도망쳐!”임건우는 재빨리 한손으로 이월을 안고 다른 한손으로는 3미터 떨어진 공손소희를 안았다.쏴-천둥번개 속성이 두 다리를 관통하더니 빠르게 배 밖으로 도망갔다. 2초 후, 배안에서 맹렬한 폭발음이 들려왔다. 건설비만 해도 만만치 않은 초고급 요트급 배가 이렇게 허무하게 산산조각이 나서 천천히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역시나 손기람이 바로 해안가에 있었다. 다행히도 날이 점점 어두
천마는 다름 아닌 이월이었다. 그녀는 현재 몹시 화가 난 상태다. 임건우가 그녀를 안고 도망가지 않았더라면 폭탄의 피해를 봤을 것이다. 물론 그녀의 수위로는 폭탄 탓에 죽지는 않고 작은 상처만 입을 것이다. 약신곡 제자들은 그녀의 날뛰는 모습에 수근수근대기 시작했다.“폭사하지 않았다니!”손기람은 악랄하게 공손소희를 해한 일이 절대로 폭로되면 안 된다고 소리쳤다. 일단 대선배님의 귀에 들어가기만 하면 그녀는 절대로 용서받지 못하기 때문이다.“저 마녀가 아직도 살아있다니! 저년이 손을 쓰기 전에 얼른 죽여라! 안 그럼 우리가 죽어!”하지만 그녀는 모든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임건우의 위치가 멀어 공격이 전혀 먹히질 않았고 더군다나 그들 손에는 대형 열무기가 없었다. 그 중 약신곡 제자 한 명이 큰 소리로 떠들었다.“공손소희! 넌 외부 악마 사력과 결탁하여 동문을 죽이는 것도 모자라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점점 악독해지다니! 책임자님이 어떤 분이라고 너 같은 악마가 보자고 하면 볼 수 있겠니? 얼른 너의 죄를 뉘우쳐라!”딩딩딩-거문고 줄이 당기는 소리다.딩-슈욱-한줄기 음파가 번개같이 공중을 가로지나더니 ‘펑’하는 소리와 함께 방금까지도 고래고래 소리 지르던 사람은 머리가 터져버리고 말았다.부두 쪽은 삽시에 혼란에 휩싸였다. 이렇게 먼 거리에서도 공격을 가할 수 있다니 정말로 그들은 무서운 존재로 각인되었다. 나씨 가문의 주인도 손쉽게 굴복시키는데 그들쯤이야 손바닥 뒤집기처럼 쉬울 것이다.임건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왜 마음대로 사람을 죽여? 우린 약재를 구하러 온 건데 네가 이렇게 충동적으로 일을 벌여놓으면 어떡해? 약재를 못 구하면 네가 책임질 거야?”이월은 눈에 살기가 넘쳐난 채 답했다.“약재를 못 구한다면 모두를 죽여야겠지? 이런 기세로 약재를 구한다고? 꿈도 꾸지 마. 그리고 남자면 사나이다운 기세도 있어야지 넌 뭔가 남자 같지도 않아.”이월의 도발에 임건우는 어이가 없었다.“알았어, 알았어. 그럼 네가 다 죽여버려
하지만 그녀가 말 못 한 사실이 있다. 바로 밤마다 대선배가 그녀의 방에 드나든다는 것을.자신의 명예가 손상되는 건 상관없지만 대선배님에게까지 누를 끼칠 순 없는 노릇이었다.“말 못 하겠지? 하긴 증거가 확실한데 변명할 것도 없겠네. 네 이년, 외간 남자와 간통하는 것도 모라자 악마와 결탁하여 약신곡을 해하려 들다니. 약신곡이 키워준 은혜도 모르는 넌 조상님들과 사부님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도 있어야 해.”“할아버지, 더 이상 지체하시면 안 됩니다. 얼른 영원포로 저들을 죽이세요!”약신곡의 대장로이자 손기람의 할아버지인 손대동도 현장에 나와 있었다.그는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얼른 영원포를 가져오너라!”임건우는 영원포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그런 탓에 손대동을 막지 않고 이 상황을 지켜보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때, 큰 키에 아우라가 넘치는 사람이 약신곡에서 뛰쳐나왔다.“전 소희가 외부 세력과 결탁하고 동문을 죽이지 않았다고 믿어요. 필시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그는 바로 약신곡의 대제자이자 공손소희의 대선배이다. 소희는 멀리서 자신을 위해 나서는 대선배를 보자 눈시울을 붉히더니 이내 눈물을 흘렸다.“선배님, 전 억울해요. 기람선배가 절 오해하시는데, 전...”이월은 참지 못해 그들의 대화를 가로챘다.“뭐가 억울하고 무서운데! 고작 네 대선배를 꾀는 일이잖아? 꼬셨다고 쳐, 그것도 능력껏 아냐?”그리고 임건우를 힐끗 보며 다시 이어 말했다.“보아하니 이미 임자 있으신 것 같은데 넌 그만 마음 접어야겠어.”순간 어이가 없어진 임건우다.“난 공손 아가씨와는 동료 사이일 뿐이거든? 그리고 난 이미 결혼한 유부남이야, 알겠어?”“와이프도 있는 놈이 바람을 펴?”“...”“말 안 한다는 건 인정한다는 뜻이겠지. 남자들은 다 똑같이 위선적이야!”“너 남자한테 버림받은 적 있어? 왜 극단적으로 생각해?”퍽-이월은 임건우의 뺨을 후려쳤다. 그리고 차가운 목소리로 호통쳤다.“말 함부로 하지 마! 다시 한번만 더 그래면 죽여버릴 거니까.
대선배의 강렬한 눈빛에 손기람은 하마터면 무릎을 꿇을 뻔했다. 손대동은 모든 상황을 지켜본 후 드디어 입을 열었다.“여호신 너 무슨 뜻이냐? 내 손녀가 분명히 말하지 않았더냐. 왜 믿질 못하는 거지? 저 시체를 봐. 악마의 소행인걸 진정 모르는 것이냐?”아마도 대선배의 이름이 여호신인 듯하다. 그는 대장로를 향해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옳고 그름은 제가 분별할 겁니다. 장로님께선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손대동이 대차게 거절당하였다. 대장로로서 어린 세대인 여호신이 자신에게 이렇게 대드는 것을 제지시켜야 하는데 그는 단지 말로만 호통을 쳤다. 그 이유는 여호신의 수위가 그보다 더 높은 진정한 약신곡의 일인자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실력 차이다. 손기람은 여호신의 물음에 모두 공손소희가 꾸며낸 일이라고, 외부 세력과 결탁했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무언가 그녀를 막고 있는 것 같다. 그뿐만 아니라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강렬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얼마 안 지나 그녀는 사건의 자초지종을 모두 말하였다.“신이진이 말하기를 대선배님이 어젯밤 공손소희의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고…. 전 공손소희가 대선배님을 꼬시는 줄 알고 불러내 채찍으로 때렸습니다.”“그리고 부여준더러 강간하라고 시켰습니다. 그런데 물에 뛰어들 줄은 몰랐습니다.”스스로 모든 것을 밝힌 손가람에 약신곡 동문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여호신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며 소리쳤다.“형당 관계자는 지금 있습니까?”“네!”한 장로가 입을 열었다.“동문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모두를 속인 것도 모자라 약신곡을 꼬드겨 외부인과 물의를 일으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처벌하는 것이 좋은지요?”“법률에 따라 교수형에 집행해야 합니다!”“당장 집행하세요!”“네!”형당 관계자가 바로 나타나 손가람을 체포하려는 순간 손대동이 큰 소리로 외쳤다.“감히 내 손녀를 건드리다니! 난 약신곡의 대장로이자 우두머리지. 여
손기람이 죽었다. 그녀의 죽음은 손대동마저 목숨을 잃게 했다. 여호신의 과감한 행동에 기타 동문 제자들을 놀라게 했다. 손대동까지 가차 없이 죽이다니 그는 여간 대단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인파가 점점 흩어지자 여호신은 임건우에게 예의상 몇 마디 건넨 후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저희 약신곡은 세간과 그 무엇도 다투지 않습니다. 저흰 엄격한 규제를 따라 동문 제자가 아닌 이상 안으로 들이지 못하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럼 이만 가보죠.”“잠시만요!”임건우가 다급히 그를 불렀다.“또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옆에 있던 공손소희가 대신 대답해 주었다.“선배, 사실 임건우 일행은 약재를 구하려고 우릴 찾아온 거예요.”“약재를 구하려고!”여호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소희의 목숨을 구해주셨는데 약재 정도는 구해드릴 수 있지요. 어떤 약재를 원하시나요?”“용혈등이요!”여호신은 잠시 멈칫거리다가 의심의 눈초리로 임건우를 바라보았다.“용혈등으로 뭘 하려는 건지?”“칠독환의 독을 해독하려고 합니다. 제 동생의 목숨이 위급한 상황이고요.”“죄송합니다만 약신곡에는 용혈등이 없습니다.”미심쩍은 임건우는 불안을 켜고 그의 속마음을 들여다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거짓말이었다.이월은 가차 없이 그의 거짓말을 들춰냈다.“거짓말하고 계시네요. 제 눈으로 직접 용혈등을 봤는데요? 바로 이곳에서.”여호신은 이월을 힐끔 보았다. 그의 시선으로 봐도 이월을 탐탁지 않아 하는 것이 알렸다. 그도 그럴 것이 이월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마의 기운은 수위가 높은 자만이 알아볼 수 있었다. 마의 수위라니, 대부분의 수위자들에게는 좋지 않은 기운이었다.“얼른 가십시오!”“비록 소희를 구해주었다고 하나 약신곡의 몇몇 제자들도 죽이셨으니 이에 대해서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겁니다.”“만에 하나 다시 저희를 찾아오신다면 그땐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여호신은 무표정으로 말을 마친 후 이월을 째려보았다. 참지 않는 성격인 이월을 곧장 불같이 화를 냈다.“우리도 용혈등을 구할
이월의 호통에 임건우는 그만 손을 놓고 말았다. 이월은 다시 강에 빠졌다. 그녀는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야, 이 멍청아, 빨리 날 좀 올려줘. 나 지금 힘이 없다고! 내가 죽는 꼴 보고 싶은 거야?”기분이 오락가락하는 마녀를 상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임건우는 무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나도 구해주고 싶지만 또 네 몸을 봐야 하잖아. 네가 화날까 봐 무서운걸. 그러니 강에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뭐라고? 난 다쳐서 헤엄칠 수 없다고! 빨리, 빨리 좀 구해줘. 웁...”이월은 또 강물을 들이켰다. 여호신의 공격이 딱 마침 그녀의 마력을 공제하는 탓에 오장육부가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 몇 번 물에서 허우적거리더니 이내 물속으로 가라앉았다.눈앞은 캄캄했고 숨쉬기가 어려웠다.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임건우를 욕하고 있었다.‘임건우 이 새끼, 귀신이 돼서도 널 괴롭힐 거야!’그리고 그녀는 그만 기절하였다....얼마나 지났을까.이월은 천천히 눈을 떴다. 주위는 빛 한 점 없이 어두컴컴했고 그녀는 방바닥에 누워있었다.“나 죽은 건가?”“여긴 저승?”“나 진짜로 죽었어? 안돼! 임건우 이 죽일 놈, 날 이렇게 강에 내던지다니. 평생 저주할 거야! 평생 고자 돼서 와이프와 자식이 도망가게 될 거야!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못하게 될 거야!”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바탕 욕하고 울었다. 이미 죽었는데 오기 같은건 이미 내던진 지 오래다.“넌 정말 악독하구나.”“그러니 남자 친구가 없지.”귓가에 갑자기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건우, 그 자식이다!“나 안 죽었어?”이월은 자기 몸을 더듬더듬 만졌다. 그리고 덥석 가슴을 움켜잡았다. 자신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벌떡 일어섰다. 하지만 복부에는 아직도 통증이 남아있었다. 인제야 자신이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여호신의 공격은 그녀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정도로 강했다.그렇다는 건 임건우가 자신을 구했다는 소리, 하지만 이월은 아직도
하지만 그녀는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았다.때마침 화 풀 대상이 찾고 있었던 그녀는 혼자서 즐기는 임건우를 보자마자 눈이 돌아버렸다. 그녀는 나무 막대기를 잡고 곧장 임건우를 향해 돌진했다.쿵-퍽-나무 막대기가 가차 없이 임건우의 등을 후려쳤다. 하지만 임건우의 무명 공법이 자동으로 작동해 나무 막대기가 부서지면서 반쪽은 이월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으악-영식이 있는 임건우는 진작에 이월의 존재를 눈치챘었다. 그는 박장대소하였다.“이걸 보고 자업자득이라고 하던가? 그냥 가만히 있는 건 어때?”이월은 분을 못 이겨 나무 막대기를 던진 후 임건우의 등에 매달려 그의 목을 물었다.“X발.”“너 뭐야? 개라도 돼?”임건우는 속수무책으로 그녀에게 물려버리고 말았다. 피가 목선을 타고 철철 흐르기 시작했다.이미 여러 번 이월의 무례한 행동을 봐줬던 임건우는 더 이상 참지 않았다. 그는 이월의 팔을 잡고 돌아선 후 그녀를 바닥에 제압시켰다.“헉!”“뭐 하는 거야? 이거 안 놔?”임건우도 의도가 있던 건 아니다. 다만 갑자기 물려 무의식적으로 취한 행동이다. 이참에 제대로 혼쭐을 내주려는 임건우는 그녀를 풀어주지 않고 점점 자기 몸을 붙여갔다. 그는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성인 남성이 이렇게 예쁜 여자를 깔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뭘 하고 싶은 걸까. 네가 보기엔 어때?”생각대로 당황한 이월이다. 하지만 그녀도 곧바로 표정을 감추었다. 그리고 몸을 감싸던 손을 들어 임건우의 목덜미를 끌어당겼다.“이거? 날 물속에서 구해주었는데 이 정도쯤은 일도 아니지.”임건우는 어리둥절했다. 그는 단지 그녀를 놀라게 하려고 한 것뿐인데 말이다.“알았으면 됐어. 내가 없었더라면 넌 진작에 죽은 목숨이야.”이때, 이월은 갑자기 그의 입술을 덮쳤다. 달콤한 키스에 넘어가지 않을 정상적인 남자는 없다. 더군다나 임건우는 매우 혈기 왕성한 남자인 데다가 한동안 유가연과 신체접촉이 없다 보니 그만 본능에 충실하고 말았다. 몇 초의 정적이 흐른 후 그들은 뜨거운 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