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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박민정은 아직도 유남준이 얼굴을 굳힌 채 아무도 없는 곳으로 그녀를 끌고 가 호통을 쳤던 걸 기억한다.

"아직도 덜 창피해?”

유남준은 손에 들고 있던 장미꽃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할 일 없으면 가서 일이나 더 해, 이런 쓸데없는 거 하지 말고.”

그때, 박민정은 그 자리에서 마음이 반쯤 식었다.

"다른 남자들은 다 남자가 여자한테 고백하는데, 내가 당신한테 고백하면 당신이 좋아할 줄 알았어요.”

어쨌든 두 사람은 이미 결혼했는데, 계속 진전이 없자 그녀는 결국...

"앞으로 사랑한다는 말 꺼내지도 마, 유치해."

유남준은 한마디를 내던지고는 떠났다.

그때부터, 박민정은 사랑을 입에 담지 못했다.

그렇게 많은 다정한 연인들이 매일 사랑을 입에 달고 사는 느낌을 그녀는 여태껏 느껴본 적이 없다.

펑-!

올해는 불꽃놀이를 허가했는데 날이 아직 어두워지지 않았는데도 벌써 멀리서 불꽃놀이 소리가 나면서 박민정의 정신을 일깨웠다.

그녀는 자신을 품에 안은 유남준을 바라보면서도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어떤 트라우마는 한번 생기면 치유하기가 정말 어렵다.

"유남준 씨, 우리 다 어린애가 아닌데, 유치하게 굴지 마요.”

그녀는 그를 떼어 놓았다.

그리고 고개를 들었을 때, 유남준의 잘생긴 얼굴에 뜻밖에도 붉은 반점이 촘촘히 깔려 있는 것을 보았다.

"당신 알레르기가 있어요...”

유남준은 얼굴이 간지럽다고 생각은 했지만 알레르기가 있을 줄은 몰랐다.

박민정은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가요, 지금 민기 씨에게 전화해서 병원에 데려다 줄게요.”

정민기는 그를 보고 깜짝 놀랐다. 겨우 한 시간밖에 안 됐는데 유남준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채 나타났다.

두 사람은 유남준을 병원으로 데려와 검사를 받게 했다.

박민정은 그가 꽃가루 알레르기만 있는 줄 알았는데 꼬치구이를 먹어도 알레르기가 생길 줄은 몰랐다. 체질이 강하지 않은 타입인 것 같다.

나중에 알레르기 테스트를 한 후에야 유남준이 꼬치구이에 알레르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행인과 일부 사람들이 사용하는 특정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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