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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이민혁의 말에 로버트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변하며 그는 흉악한 눈빛을 드러냈다. 그의 몸에서 미약한 힘의 기운이 넘실댔다.

이를 본 이민혁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가 눈을 부릅뜨며 로버트를 뚫어지게 쳐다보자 몸에 강대한 힘의 위압이 솟아올라 순식간에 로버트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로버트는 자신이 마치 얼음 동굴에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거대한 공포감이 그의 영혼을 뒤덮었고 그로 하여금 조금도 발버둥 칠 수 없게 했다.

그를 본 이민혁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고작 그깟 힘으로 제 앞에서 신선놀음하시려고요?”

로버트는 놀라서 굳은 채로 이민혁을 바라보았다. 그 역시 서방의 권도를 수련해 본 사람으로서 조금의 공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태어나서 종래로 이렇게 공포적인 힘을 본 적은 없었다. 이민혁은 순간적으로 그가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으며 영혼마저 공포를 느끼게 했다.

이민혁이 교훈하듯 말했다.

“인제 그만 포기하고 솔직히 말하고 자수하시죠. 우리 합중국은 범죄인 인도조약이 없어서 당신의 죄명은 아주 가볍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반항한다면 당신의 최후는 더욱 비참해질 것입니다.”

영혼을 통해 느껴지는 공포라는 감정은 로버트를 자기도 모르게 모든 발악을 포기하게 했다.

그는 곧 숨이 넘어갈 듯 할딱거리며 힘겹게 한 단어씩 내뱉었다.

“저... 저는 합중국에서, 여러 번의 사기죄를 저질러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수 없어 신분을 바꾸고 경성으로 도망쳐 왔습니다.”

“그럼 왜 조현영에게 접근했어요?”

이민혁이 차갑게 그를 내려보며 말했다.

로버트가 중얼거렸다. “우연입니다. 서경에 처음 도주했을 때, 인터넷에서 카이슨 글로벌 재단을 사칭했는데 조현영이 자발적으로 저에게 연락한 겁니다.”

“그리고 타겟을 조현영으로 바꾼 거고?”

“네.”

로버트가 고개를 떨구며 두려움에 떨었다.

“처음엔 그저 안식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조현영이 HT 그룹의 고위 직원이라는 걸 안 후에는 돈만 뜯어내고 떠나려 했습니다.”

이민혁이 깊게 한숨을 쉬었다.

로버트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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