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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그러나 조현영이 어디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듣는 사람인가. 그녀는 손여진과 이민혁을 번갈아 보며 화가 나 잔뜩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어휴. 두 멍청이 같으니. 난 더 이상 너희들과 말하고 싶지 않아. 하고 싶은 대로 하든지. 손여진 넌 나중에 가서 울지나 말아라.”

조현영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며 떠날 준비를 했다.

그러나 이때 그녀의 전화벨이 시끄럽게 울렸다. 그녀는 화면을 보더니 바로 잠금 해제를 눌러 받았다.

“여보세요, 남 대표님? 무슨 일로 전화를 다 하셨어요.”

기쁨으로 가득 찬 말투였다.

현재 HT 그룹의 사람들은 모두 KP 사야말로 진정 굽신거려야 하는 상대임을 알고 있었고, HT 그룹에서 가장 큰 대표는 바로 남지유였다.

그런 남 대표님이 직접 연락한다는 것은 조현영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더없는 영광이다.

그러나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남지유의 목소리는 냉랭하기 그지없었다.

“조현영 씨, 오늘부로 당신은 해고되었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회사로 돌아가 이직 절차를 밟아주세요.”

“네?”

조현영은 자기 귀를 믿을 수 없어 당황함에 그대로 멈춰 섰다.

남지유는 그와 더 이상 말하기도 귀찮아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조현영은 이미 연락이 끊긴 전화를 붙들고 혼란스러워했다. 그녀는 심지어 자신이 잘못 들은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해고’ 두 글자는 너무나 선명히 들려왔고 머릿속에 한참을 맴돌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그녀는 온 얼굴이 창백해진 채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손여진이 깜짝 놀라 다급히 와서 조현영을 부축했다.

“현영아, 왜 그래. 괜찮아?”

한참이 지난 후에야 마침내 정신을 차린 그녀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식당 안의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힐끔힐끔 이쪽을 쳐다보았다.

손여진이 한참을 달래서야 조현영은 차츰 안정을 되찾아갔다.

“무슨 일이야, 조현영, 집에 무슨 일 생겼어?”

손여진이 다급하게 물었다.

그러나 조현영은 그녀를 전혀 상대하지 않고 간절한 표정으로 로버트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

“리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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